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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선정기준 낮춘 ‘월드클래스300’… 중견기업 축소·사업 중복 ‘우려’

입력시간 | 2017.08.02 06:04 | 김정유 기자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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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매출 하한선 400억→100억원 낮춰 후속사업 추진
중기부, 규모 작은 중소기업 지원 비중 더 높이겠다는 포석
당초 중견기업 지원 목표로 만들어진 사업 취지 어긋나
'글로벌 강소기업' 사업과도 중복 우려 제기돼
[단독]선정기준 낮춘 ‘월드클래스300’… 중견기업 축소·사업 중복 ‘우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로 중견기업 정책이 이관된 2013년 이후부터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선정 비중이 크게 역전된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대표적 중소·중견기업 지원사업인 ‘월드클래스300’의 선정 기준을 크게 낮춘다. 영세한 중소기업 선정 비율이 늘고 중견기업 지원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을 키워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코자 했던 월드클래스300의 사업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1일 기획재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연매출 400억~1조원 기준이던 기존 월드클래스300의 지원대상 규모를 100억~1조원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월드클래스300 플러스(가칭·2019년 시행 계획)’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기한이 만료돼 내년 일몰되는 월드클래스300의 후속사업이다. 선정대상 기업의 연매출 하한 기준을 100억원으로 낮춰 250개사를 선정, 지원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상 중견기업 대신 중소기업 중심으로 정책을 운영하겠다는 중기부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기부는 이같은 내용으로 최근 기재부로부터 예비타당성 평가를 받고 있다.

월드클래스300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성장의지와 잠재력을 가진 우수 중소·중견기업을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키우기 위해 2011년부터 시행한 대표적인 중견기업 지원사업이다. 연구개발(R&D) 비용 지원부터 수출까지 한 번에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사업으로 꼽힌다. 2013년 중견기업 정책이 중소기업청(현 중기부)로 이관되면서 사업 주체도 산업부에서 중기부로 바뀌었다.

중기부는 이번에 월드클래스300 선정시 기업의 연매출 하한기준을 대폭 낮추는 대신 100억~400억원 규모 기업에게는 R&D 투자 비중 기준을 4%로, 400억~1조원 기업에게는 2%로 차등화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차등없이 최근 3년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2% 이상이 돼야 했다. 선정 기업 매출기준을 낮춘 것에 대한 일종의 보완조치로 풀이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월드클래스300 후속사업은 중소기업 위주로 추진될 것”이라며 “향후 월드클래스300 선정 가능성이 있는 중견기업이 70여개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비중을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초 월드클래스300은 출범 초기부터 ‘산업계의 허리’인 중견기업을 육성해 글로벌 시장에 내보내겠다는 취지가 더 컸던 사업이다. 사업을 처음 구상했던 곳도 지경부 중견기업국이다. 초기 2년간은 중견기업 선정이 중소기업보다 더 많았다. 중기청에 따르면 현재 265개(누계)가 선정된 월드클래스300 기업 중 중견기업은 122개로 46%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업이 중기부로 이관된 2013년부터 중견기업 선정 규모가 중소기업에 역전됐다. 36개사를 선정했던 올 상반기에도 중견기업은 4개에 불과했다. 중견기업을 위한 정책이 중기부로 이관되면서 점차 ‘중소기업화(化)’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해 예산이 약 1100억원에 달하는 사업을 산업부로 뺏기지 않기 위해 중기부가 무리하게 중소기업 위주로 후속사업 설계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지경부에서 월드클래스300 사업을 구상했던 한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을 키우고자 설계했던 월드클래스300의 주된 대상은 당초 중견기업 지원이었는데 중기부로 사업이 이관되면서 취지와 역할이 모두 어긋나고 있다”며 “부처간 사업 쟁탈 때문에 당초 사업 수혜자였던 중견기업들만 중간에 끼인 꼴이 됐다. 중견기업 정책이 이관된 만큼 산업부로 월드클래스300 사업도 이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업 중복 우려도 있다. 중기부가 월드클래스300 후보기업을 키우기 위해 시행 중인 ‘글로벌 강소기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연매출 100억~1000억원 규모 중소기업이 대상이다. 월드클래스300 후속사업의 하한 기준이 매출 100억원대로 낮아지면 결국 지원 대상 기업들도 중첩될 수 밖에 없다. 지원 내용면에서도 월드클래스300과 글로벌 강소기업은 큰 차이가 없어 중복사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견기업계 고위 관계자는 “중기부는 투자활성화, 수출 등에서의 실효성 거두기 위해 큰 그림에서 정책을 바라보고 정책방향도 무처럼 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중기부는 기존의 과도한 중소기업 보호정책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생산성 및 경쟁력 제고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해줘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일부 업종에 한해 선정 기준을 연매출 100억원으로 낮춘 것이지 전체를 낮춘 것이 아니다”라며 “좀 더 세밀하게 정책을 보완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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