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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황필상법' 갑론을박.."세금폭탄 해소" Vs "대기업 악용"

입력시간 | 2017.04.25 05:30 | 최훈길 기자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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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상속·증여세법 7월 개정 검토
공익법인 비과세 '주식 5%룰' 쟁점
"제2 황필상 피해 없어야" 개정 촉구
"대기업 편법 세습 악용" 부작용 우려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기획재정부가 선의로 기부했다가 세금폭탄을 맞는 일이 없도록 이른바 황필상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만들기로 하면서 논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규제를 확 풀어 기부를 늘리자는 주장과 편법 세습 같은 부작용만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차기정부의 대기업 정책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제2 황필상’ 막아야”…기부 활성화 필요

[단독]`황필상법` 갑론을박..`세금폭탄 해소` Vs `대기업 악용`
모교인 아주대에 사실상 전 재산인 수원교차로 지분 주식 90%(당시 평가액 180억원)를 기부했다가 기부액보다 더 많은 증여세(225억원, 연체 가산세 포함)를 부과 받은 수원교차로 창업자 황필상(70)씨. 대법원 전원 합의체(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황씨가 소송을 제기한 지 7년여 만인 지난 20일 선의의 주식 기부에는 과세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을 내렸다.(사진=연합뉴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 세제실이 지난 20일 대법원 판결 직후 비공개 전문가 회의를 연 결과 황필상법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엇갈렸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대부분이 (현행 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면서도 “보완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기재부는 7월께 올해 세법개정안 발표에 맞춰 최종 개정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황필상법 도입이 필요하다는 측에선 ‘제2 황필상’ 사태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상속·증여세법(16·48조)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공익법인에 기부할 경우 주식 5%만 넘어도 세금이 붙는다. 이 같은 규정을 모르고 선의로 소유 주식 90%를 기부한 황씨에게도 225억원(연체 가산세 포함)이나 세금이 부과됐다. 이에 대법원은 ‘선의의 기부에 과세할 수 없다’는 취지로 황씨 손을 들어줬다. 따라서 비과세 상한선인 ‘5% 룰’을 완화해 기부로 인한 피해를 원천적으로 막자는 게 황필상법 찬성 측 입장이다.

공익법인 평가기관 한국가이드스타의 박두준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지금은 세금이 무서워 5%보다 더 많이 기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기부가 활성화 하도록 규제를 터줄수록 시민들의 권력 감시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은 대기업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로 악용될 우려에 대해선 “현 ‘5% 룰’은 공시 제도가 없었던 1994년에 도입된 제도”라며 “지금은 그때보다 투명해졌기 때문에 규제를 풀고 사후관리를 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부자들만 좋아할 것”…황필상법 반대론

[단독]`황필상법` 갑론을박..`세금폭탄 해소` Vs `대기업 악용`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섣불리 개정했다가 대기업의 변칙 증여만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애초 주식 비과세 상한선은 20%였지만 변칙 증여가 심해져 1994년부터 5%로 강화됐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세무학회장)는 “현재도 현금으로 기부하거나 기부를 받는 재단이 세금을 내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황필상 씨 사례는 보기 드문 케이스”라며 “편법 세습이 여전한데 무턱대고 완화하면 부자들만 좋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그동안 무늬만 공익법인 논란이 심했다. 공익법인들이 공익활동보다는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동원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2월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물산 주식 200만주(지분 1%, 약 3000억원)를 사들였다. 당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권 유지·강화와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공익목적사업이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총수일가와 계열사)의 사적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 대선 주자들도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기업이 설립한 공익법인이 대주주의 그룹 지배권 유지를 위해 악용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재벌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법인에 대해서는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 판결 취지를 살리고 악용 사례를 막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선의의 기부자 피해와 편법 증여를 동시에 막아야 하는 난제다. 윤지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세법은 ‘의무 지출’이라는 제도를 둬 공익법인의 재산 일정 부분을 반드시 공익 활동에 지출하도록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며 의무지출 도입부터 확정한 뒤 비과세 상향을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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