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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고령화 늪`에 빠지다

입력시간 | 2011.05.20 10:01 | 윤진섭 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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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무임승차 적자보전 요구..65세 이상 상향 필요
정부 "손실보전 힘들다"..`65세이상` 상향조정도 쉽지않아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65세 이상 노인은 경로우대권으로 지하철, 전철 전 구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노잣돈이 거의 필요 없다는 윤씨. 그는 "지상으로 달릴 때는 바깥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그만이다"라며 "노인들에게 지하철 요금을 받겠다거나 연령을 높인다는 생각은 너무 박하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국비 보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노인 연령층의 무임승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됨에 따라 노인복지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일방적인 연령 상향은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 `노인들 무임승차..더 이상 못 버티겠다` 서울시

서울시는 지난 19일 서울 도시철도공사(5~8호선)를 비롯해 시가 관할하는 지하철의 누적적자가 눈 덩이처럼 불어난다며 기본요금을 100~200원 인상하고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액을 국비로 보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하철, `고령화 늪`에 빠지다
▲ 서울시는 65세 이상 노인층 등 무임승차가 늘어나면서 적자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부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도시철도지원은 타 지역과의 형평성 등의 문제가 있어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무임승차가 지하철 운송적자의 주요인인 것으로 보고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비용의 40~50%를 정부로부터 보전 받는 방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인천, 대전 등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전국 7개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전체 무임승차 인원은 3억3200만 명으로 이에 따른 운임손실은 34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전체 적자에서 무임승차 손실은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서울시의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규모는 작년에만 2227억 원에 달한다. 부산교통공사도 지난해 1029억원의 적자가 났는데 무임 승차에 따른 손실만 720억원을 넘어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65세 이상 노인층과 장애인 등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은 지난 5년간 총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며 "국가가 무임승차에 대한 손실을 보전 방안을 강구하거나 65세 이상인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것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토부·재정부 "지자체 도시철도 지원은 힘들다" 
 
현재 정부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광역철도, 즉 수도권 전철과 KTX 등에서 발생한 손실만 매년 70% 안팎에서 보상해주고 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도시철도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도시철도의 의미는 해당 지자체의 주민들의 주로 사용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손실을 보전해줄 경우 해당 주민들만 혜택을 볼 수 있어 다른 지역의 반발이 예상돼, 보전이 어렵다"고 말했다. 
 
예산을 쥐고 있는 재정부는 "서울시나 국토부가 정식으로 요청한 바가 없어,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게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재정부 안팎에선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복지부 "65세 연령 기준 상향..현재로선 힘들다"
 
지하철 적자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노인에 대한 무임승차 혜택은 지난 1980년 노인복지법 시행과 함께 7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대중교통 요금을 50%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2년 뒤 65세 이상으로 대상을 늘리고 시내버스 이용이 무료화된 뒤, 84년부터 지하철 요금이 면제됐다. 시내버스 요금은 90년대 들어 승차권 지급 등으로 바뀌다 기초노령연금제도 실시와 함께 사라졌다. 현재 법령에 따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수도권 전철과 도시철도 뿐이다.

노인 인구 비율이 급증하는 만큼 현행 지하철 무임승차를 미래에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제도 도입 당시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3.9%에 그쳤으나 현재는 14%에 달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2026년에는 20%,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38.2%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65세 이상 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서울시 지하철 적자가 거론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이다.
 
지하철, `고령화 늪`에 빠지다
▲ 현행 경로우대제가 적용되는 65세 이상을 고령화 속도에 맞춰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재정이나 소득 등을 감안하지 않은 일방적인 상향조정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재정부는 논의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당장 검토하기 힘든, 장기 검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노인정책과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보편적 노인의 기준이 65세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상향 조정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정부 관계자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평균 수명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65세 연령을 고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65세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것에 사회적 반발이 크고, 무엇보다 정치권이 느끼는 부담이 크다.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민간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고령화 문제는 국가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주요 변수이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다만 일방적으로 연령대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재정이나 개인의 차이를 고려해 합리적인 상향 조정이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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