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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1% 밖에 안올랐다고?…누구를 위한 공식물가인가

입력시간 | 2017.01.11 15:39 | 김정남 기자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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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체감물가와 공식물가 괴리 두드러져
당국은 일부 품목 가격 폭등세 바로잡아야
[현장에서]1% 밖에 안올랐다고?…누구를 위한 공식물가인가
최근 과일과 야채 가격이 폭등하는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쌓인 과일 앞을 한 상인이 지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금융 회사에서 일하는 김모(41)씨는 이른바 ‘전세난민’이다. 6년여 전 서울 시내에 1억90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신접 살림을 차렸다가, 전세금 수천만원을 올려달라는 주인의 성화에 4년여 전 김포로 이사했다. 옛집의 전셋값은 현재 ‘넘볼 수 없을’ 정도로 폭등했다.

김씨의 일상은 달라졌다. 여의도 출퇴근길은 고역이다. 그는 “출퇴근 지하철은 ‘지옥철’이고, 운전을 해도 도로는 항상 막힌다”고 했다.

그에게 지난 몇 년간 정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그야말로 ‘딴 세상’ 얘기다. 2013년 이후 매해 추이는 1.3%→1.3%→0.7%→1.0%. 그런데 지난해 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년 전보다 25.4% 급등했다(부동산114). 김씨 같은 처지의 가구 때문에 과천(52.33%) 김포(37.16%) 양주(33.64%) %) 고양(33.50%) 파주(33.25%) 등 서울 인근의 전셋값도 출렁거렸다. 김씨는 “왜 저(低)물가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런 추세는 최근 더 두드러지고 있다. 과일과 야채 등 장바구니물가가 폭등하는 와중에 공식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서다. 실제 마트에 가보면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오른 품목이 적지 않다.

이데일리가 지난 10일자에서 체감물가와 공식물가의 괴리를 지적했을 때도, 대다수 독자들의 반응은 김씨와 비슷했다. 한 독자는 “공무원들은 시장이나 마트도 가보지 않은 것 같다”면서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기자가 보도 전 취재를 할 때부터 너무 쉽게 들었던 얘기다.

왜 그럴까. 이는 정부가 총 460개 품목에서 가중치(중요도)를 매겨 소비자물가를 산출해서 생긴 문제다. 김씨의 경우부터 보자. 전체 소비자물가 가중치의 합인 1000에서 차지하는 전세의 비중은 49.6이다. 5% 가까운 비중이다. 김씨처럼 주거지를 바꿀 정도로 중대한 결심을 한 가구 입장에서는 미미해 보일 수 있다.

최근 물가 대란의 중심에 있는 계란의 가중치는 2.4에 불과하다. 상추(0.5) 양배추(0.2) 무(0.6) 호박(0.5) 깻잎(0.2) 오이(0.6) 당근(0.3) 브로콜리(0.2) 등 자주 쓰이는 식재료의 가중치는 더 미미하다. 아마도 이번 대란이 공식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지표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당국의 고민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소비자는 가격이 오를 때 더 민감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계절적 요인 혹은 일시적 충격을 제외한 장기적 물가 흐름을 더 주시해야 하는 것도 맞다. 정부의 인위적 개입이 부를 ‘관제물가’ 논란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당국은 대중의 아우성을 쉽게 봐서는 안 된다. 누가 봐도 최근 물가 폭등은 터무니 없는 것이다. 일부 실생활 품목의 폭등세는 어떻게든 조치를 취하는 게 옳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정부 정책의 신뢰도 더 생긴다. 정부의 존재이유는 미시적인 ‘시장 실패’를 바로잡는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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