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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0년째 같은 말만 하고 옵니다”

입력시간 | 2017.07.17 15:34 | 전상희 기자  jeon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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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휠체어를 타고도 자동화기기(ATM)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기 아래나 칸막이 사이에 공간을 확보해달라는 말을 10년째 하고 있어요.”

전화 통화 너머로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어두웠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성연씨는 며칠 전 금융당국이 장애인금융접근성 제고를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 다녀왔다. 그는 이날 자리에서 ATM이나 창구,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하며 장애인들이 느끼는 불편을 토로했다.

대책을 찾기 위한 자리였지만 이를 바라보는 김씨의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수년째 장애인 단체들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당국도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만 은행들의 제자리걸음은 계속됐다. 당국의 대책이 법적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에 그치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비용문제를 앞세워 소극적일 모습을 보일 뿐이다. 김씨는 “은행 입구에 턱을 없애는 데에만 수년이 걸렸다”고 꼬집었다.

그나마 개선이 이루어진 부분도 생색내기용에 불과하거나 비장애인 시각에서 만들어져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휠체어용 ATM이 있을지라도 기기 간 공간이 좁아 결국 휠체어가 들어가지 못하거나, 시각장애인용 음성서비스가 있어도 은행별·지점별 기기 위치나 사용방법이 제각각 달라 기기나 메뉴를 찾는데 매번 어려움을 겪는 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디지털 채널 강화 등 은행들의 수익과 직결된 부분의 변화는 최근 몇 년간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로봇이 고객에게 맞춤 상품을 추천하고 정맥이나 홍채 등 바이오정보가 신분증과 인증서를 대체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금융 혁명’마저도 장애인의 금융 사각지대는 피해 간다. 지난 3월 김석일 충북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개 은행의 모바일 앱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은 100점 만점에 55.8점에 불과했다. 은행들은 제4차 산업혁명에 맞춰 변화하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손안의 은행’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 은행은 언제나 멀기만하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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