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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선임에 감놔라 배놔라...도넘은 금융권 ‘勞治’

입력시간 | 2017.09.13 18:28 | 권소현 기자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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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금융공기업과 민간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인선이 잇달아 진행되는 가운데 해당 금융권 노동조합의 과도한 경영간섭이 도를 넘어선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EO 인선 초기 단계부터 특정 후보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노골적으로 인선에 개입하는가 하면 특정 낙하산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과도한 세과시에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수장 반대·인선과정부터 개입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사흘째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에 막혀 집무실로 가지 못하고 수은 본사 바로 옆 켄싱턴호텔에 마련한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아직 취임식 일정도 잡지 못한 상황이다. 수은 노조는 은 행장이 낙하산 인사라는 점과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시절 성과연봉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독선적인 경영스타일을 보였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 노조도 최흥식 원장이 내정되자마자 성명서를 내고 “금융회사 사장 경력이 금감원장 업무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은 순진하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금융경력이 전혀 없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차기 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될 때엔 “감사원 경력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히려 외부 낙하산 인선을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 노조가 성명서에서 “최 원장이 된다면 금감원은 금융시장을 장악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부분에 주목하며 결국 힘 있는 낙하산을 원한 게 아니냐며 노조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고 있다.

민간 금융사에서는 CEO 인선 과정에 노골적으로 노조가 개입하고 있다. BNK금융지주 회장을 공모하면서 외부출신으로까지 문을 개방하자 노조는 즉각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며 반대했다. 무조건 외부인사를 거부하는 순혈주의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최종 후보로 추천되자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회장 인선을 진행 중인 KB금융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계열사 노조가 똘똘 뭉쳐 윤종규 회장의 후보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KB금융 계열사 노조협의회는 윤 회장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차기 회장을 뽑는 구조는 불합리하다고 비판한 데 이어 노조원 대상 설문조사에 사측이 개입해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연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노조가 특정 후보 지지를 위해 윤 회장 흠집내기에 나선 게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노조위원장 출신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전 계열사 대표를 노조가 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노조 정부에 기대 목소리 더 높여

금융권에선 이같은 노조의 반발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친 노조 성향에 기대어 노조의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조직을 위한 순수한 의도라기 보다 정치세력화 된 노조가 과도하게 실력행사에 나섰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기관 수장으로 오기 전부터 노조를 만만하게 보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인선때마다 노조는 꽃놀이패를 쥐게 되는 셈”이라며 “누가 수장이 되든 손해 볼 것은 없을 테고 노조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수은 노조의 출근 저지를 지켜보다 못 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13일 일침을 날렸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 DDP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하반기 채용 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성수 행장은 누구보다 적임자”라며 “노조가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의 출근저지를 무모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불합리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게 노조의 신뢰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모든 노조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은과 같은 시기에 회장이 결정된 산업은행의 경우 정반대다. 이동걸 신임 회장이 내정되자 산은 노조 역시 ‘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쳤지만, 이 회장이 노조에 대화를 제안하고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자 노조는 출근저지 방침을 철회했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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