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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투기세력 뽑으려다 무주택자 잡을라

입력시간 | 2017.08.11 06:00 | 김기덕 기자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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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부동산 투기꾼을 잡는다면서 엉뚱한 무주택자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대책이라는 건가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40대 초반 김모씨는 올가을 생애 최초로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을 계획을 세우고 대출상담을 위해 은행을 방문했다가 이내 마음을 접었다. 이달 2일 이후 입주자 공고를 한 분양아파트는 바뀐 주택담보대출 조건을 적용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에서 40%로 강화된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김씨는 “요즘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대출을 끼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느냐”며 “서민들은 아예 집을 사지 말라는 소리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투기 수요를 막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재편한다는 8·2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을 옥죄고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8·2대책이 갑작스레 전격 발표되면서 기존 아파트를 분양받았던 청약 당첨자들의 불만이 높다. 1주택자 양도세 면제 요건에 ‘2년 거주 요건’이 추가되면서 부모님을 모시거나 자녀 양육 등의 문제로 입주를 미루고 있는 청약당첨자들은 양도세 부담 때문에 계약을 취소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 분양 아파트가 전량 가점제로 바뀌면서 결혼한 지 5년이 지나고 자녀가 없는 무주택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은 집을 전·월세로 살면서 평균 3.6년 만에 한번 꼴로 이사를 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2년마다 이삿짐을 싸고 옮기는 ‘전·월세 유목민’을 벗어나고자 평생을 갚을 생각으로 대출을 껴서라도 집을 사려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시장의 이상 과열을 야기하는 투기세력은 반드시 잡아야 하지만 자칫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처럼 이번 8·2대책이 실수요자의 정상적인 ‘내 집 마련’ 계획까지 차질을 초래하고 있지는 않은 지 따져볼 일이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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