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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펄펄 나는 외국 기업들

입력시간 | 2017.05.23 16:44 | 김현아 기자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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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11년 업계우려에도 G마켓과 옥션 합병 승인
유튜브에 이어 페이스북도 국내 통신망 공짜 요구
아프리카TV는 지난해만 52억 비용 지출
세금 등 국내 환원 비용은 여전히 불투명
지난 정부, 국내 인터넷기업들만 차별적 규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최근 페이스북과 6년전 유튜브의 국내 통신망 무임승차가 화두로 떠오르며 불공정 환경에 대한 이슈가 거세지고 있다.

반복되는 외국 기업들에 대한 특혜 논란, 세금 이슈, 정부의 무관심 등으로 이어진, 지난 9년 간의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1, 2위 오픈마켓 사업자 G마켓과 옥션 합병…합당했을까

통신사들이 무료로 유튜브에 전용망을 열어줬던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는 G마켓과 옥션의 기업 합병을 공식 승인했다.

당시 국내 오픈마켓의 양대 산맥이었던 두 업체가 이베이코리아로 합병하면서 72%에 이르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고 초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로 자리 잡았다.

공정위 심사 당시 국내 인터넷 업계는 세계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였던 미국계 이베이의 자회사가 합병을 통해 국내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가지면 이로 인한 불공정 행위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 공정위도 해당 건이 보름 내에 합병 승인을 통보하는 간이 심사 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설수를 차단하기 위해 경쟁 이슈를 들여다본다는 명목으로 100여일 이상 시간을 끈 뒤 두 기업의 합병을 승인했다.

이베이코리아는 합병 이후에도 갑질, 과장 광고, 수수료 등 불공정거래 이슈로 공정위 제재를 받고 있지만, 인터넷 업계는 이를 사실상 외국 기업에 대한 혜택으로 평가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펄펄 나는 외국 기업들
전자상거래 업계 관계자는 “당시 공정위가 언급했던 합병 사유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합병을 승인하면서 공정위는 ‘네이버(당시 NHN)의 오픈마켓 시장 진입으로 관련 시장이 언제든지 경쟁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네이버의 오픈마켓 서비스인 샵N은 이베이코리아를 포함한 업계의 견제로 사업을 철수한 것이다.

네이버가 떠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G마켓과 옥션은 승승장구하며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에는 G마켓에 독일 회사인 딜리버리 히어로를 모기업으로 둔 요기요까지 합류했고, 배달음식 서비스까지 영역 확장을 시도하며 약진하고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공짜?.. 국내 동영상 사업자들, 수십·수백 억 통신비용 낸다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는 통신망에 대한 비용 부담 없이 서비스에만 신경 쓰며 국내 동영상 시장을 장악해왔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유튜브 앱의 월간 순이용자는 2,200만 명, 이들의 인당 평균 이용 시간은 12시간에 육박한다.

유튜브의 성장 배경에는 유독 해외 인터넷 사업자에만 관대한 국내 규제가 한 몫 했다.

2009년 4월, 국회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인터넷실명제를 ‘하루 이용자 10만 명 이상의사이트’로 확대 적용했다. 하지만 바로 규제가 적용된 국내 사업자들과 달리 유튜브는 이를 거부했고, 2008년 기준 한자리 숫자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에서 3, 4년 만에 국내 동영상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기에 이른다.

한때 국내 동영상 시장을 공유하고 있었던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판도라TV, 곰TV 등의 현재 동영상 시간 점유율은 10% 내외 수준에 불과하다.

인터넷실명제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 청소년보호법, 저작권법 등의 당국의 규제에 국내 동영상 업체들이 뒷걸음질 치고 있을 때, 유튜브는 ‘외국 기업’이라는 특권을 통해 규제의 사각지대에 기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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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SK브로드밴드와의 충돌로 서버 접속까지 차단하며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던 페이스북 또한 마찬가지다.

방통위가 여론에 떠밀려 실태점검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해외 서비스에 대한 제재에는 정부와 업계 모두 회의적이다.

방통위가 구글의 스트리트뷰 개인정보 무단 수집 사건 때 구글 본사를 방문했지만,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고 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데 그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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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개발한 라우터(캐시 서버). 웹 트래픽을 실어 나르는 길목에서 사용자의 요청이 많은 콘텐츠를 별도 서버에 저장해 전송하고 분배한다. 출처; A Software Defined WAN Architecture.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통신망에 들어가 있다.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천억, 국내에 환원되는 비용은 얼마?

해외 기업들의 세금, 본사 배당과 관련된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국내 동영상 시장과 앱마켓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코리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내 SN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페이스북코리아는 국내에서만 수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과되는 세금은 거의 없다.

공시나 외부 감사의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 등록을 통해 정확한 실적조차 공개돼 있지 않다. 외국 기업이 법인 형태를 유한회사로 전환하게 되면 이들 기업이 해외 주주 배당이나 본사 로열티로 얼마나 가져가는지, 기부금이 매출의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와 같은 재무정보들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의 집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수익의 136%를 본사 배당금으로 배정했다. 국내 사용자들에게 거둔 수천억 원의 매출을 국내에 대한 재투자나 사회환원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이익의 대부분을 외국 본사로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같은 조사에서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 대비 기부 비중은 0%에 수렴한다.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의 서버 구축 비용 문제로 발생하는 역차별도 있다.

네이버·카카오·아프리카TV 등 국내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이 트래픽에 따라 매해 수백억 원의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트래픽에 따른 비용이 전혀 없는 유튜브가 초고화질(UHD) 동영상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고화질 데이터에 상응하는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만 하는국내 기업들이 한 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격차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자율주행 등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 서비스들로 발전할수록 더 확연히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TV 관계자는 “지난해 동영상 서비스를 위해 통신사에 지불한 돈이 52억 원인데 올해는 화질 개선으로 비용이 더 늘어날 것 같다”며 “페이스북만 통신비를 한푼도 내지 않고 공짜로 쓰겠다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드러난 문제가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는 소극적이다.

인터넷 업계는 해외 기업들과의 싸움에서 순수한 서비스 경쟁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도록 스타트라인만 동등하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수십, 수백 배에 달하는 글로벌 공룡들이 기존 시장의 질서와 규제를 회피하면서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현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유튜브, 페이스북 등 치외법권에 있는 해외 사업자들의 독점적 행태에서도 볼 수 있듯 앞으로도 국내 사용자 후생 차원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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