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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 4일 만에 자진사퇴.."황우석은 주홍글씨"

입력시간 | 2017.08.11 19:06 | 김혜미 기자  pinns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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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결국 자진사퇴했다. ‘황우석 사태’의 핵심인물로 범부처 R&D를 관장하는 본부장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과학기술계와 정치권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자 임명된 지 4일 만에 사퇴했다.

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 4일 만에 자진사퇴..`황우석은 주홍글씨`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11일 오후 박 본부장은 ‘사퇴의 글’을 통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제목에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사퇴한다’라는 제목을 붙이지 못하겠다. 지명 받은 후 4일 동안 본부장이라는 직책명을 제 이름 앞에 감히 사용할 수 없었다”며 “11년전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사건은 저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였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지명 후 곧이어 MBC PD수첩의 전 진행팀 등을 비롯한 몇 곳에서 문제제기가 시작되면서 불안감이 현실이 됐다.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한 책임자로서 엄청난 문제가 생겼는데 왜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책임자로서 수백번 무릎꿇고 사과하고 싶었다. 과학기술이라는 배의 항해를 맡았는데 배를 송두리째 물에 빠뜨린 죄인이라는 생각에 국민 모두에게 죄스러웠고, 묵묵히 모든 매를 다 맞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황우석 박사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와 관련해 “그 당시 어떠한 사과도 귀기울여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연구자로서 과학계의 자체적인 검증체계인 ‘연구과제 선정과 논문 게재’라는 결정된 내용을 존중하는데 약간 의아한 부분이 없지도 않았고 직접 질문도 해보았지만 황우석 박사의 논문과 실험결과를 믿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11년전 황우석 박사는 어린이 책으로 전기가 나올 정도로 엄청난 스타과학자였고, 황 박사의 연구가 잘 진행돼야 하는데 정부지원 부족으로 컨테이너 건물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것부터 정부지원 부족을 질책하는 기사가 일간지 1면 기사로도 실렸다. 각계에서 경쟁적으로 황박사 연구를 지원하는 분위기였으며 줄기세포 사업단도 만들어졌다. 생명과학계에서 황우석 박사의 연구지원에 불만도 있었지만 결국 여러 정부연구과제와 시설 등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아 나갔다”고 말했다.

특히 황 박사 연구가 주목받은 것은 보좌관 재직 훨씬 전인 10여년 전부터였다고 주장했다.

박 본부장은 “황박사를 만난 것은 1999년경이었고 여기에서 주홍글씨의 씨앗이 잉태됐다. 나는 과학기술 운동을 하는 보잘 것 없는 지방대 교수였고 황박사는 스타 과학자였다”라며 “황 박사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저는 포괄적인 책임을 통감했고 곧장 사표를 제출했지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엄청난 내용의 충격 때문에 거의 2개월 이후 사표가 수리됐다. 청와대 참모로서 정부의 과기정책 담당자로서 사퇴한 것이 가장 책임을 크게 지는 방법이고 가장 크게 사과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황 박사 사건의 핵심으로 표현되는 데 대해서는 거듭 억울함을 토로했다.

박 본부장은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이 내 임기 중에 일어났다고 해서 황우석 논문 사기 사건의 주동자나 혹은 적극적 가담자로 표현되는 것은 부당하다. 황 교수의 서울대 연구실에 대통령을 모시고 간 사람은 내가 아니며 내게 덧칠을 하기 위해 만들어 이용한 것이고, 그래도 참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청와대에서 이 업무를 담당했지만 그 외에도 여러 부서에서 황우석 연구의 관리 업무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큰 실망과 지속적인 논란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어렵게 만들어진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서 과학기술인의 열망을 실현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사퇴가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지난 7일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했으며 직후부터 과학기술계와 정치권에서는 한 목소리로 부적격자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해왔다. 젊은 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지난 9일 박기영 교수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으며 여기에는 비회원 과학기술자와 일반 시민 1602명이 참여했다. 앞서 공공연구노조도 ‘한국 과학기술의 부고(訃告)를 띄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0일 박 본부장은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황 박사의 사이언스지 논문에 공저자로 들어가게 된 것은 제가 신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때 좀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후회와 함께 그렇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부덕을 용서하여 주시고 부족한 제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간청한다”고 한 바 있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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