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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로 '삼디' 논쟁 끝낸 문재인(종합)

입력시간 | 2017.04.11 19:11 | 김화균  h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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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으로 '오지'로 발음한 듯
'삼디' 논란 사실상 文 승리로 종결될 듯
[이데일리 김화균 기자]“3D를 ‘삼디’라고 읽으면 안된다고요? 그럼 5G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얼마전 저의 페친인 모 대학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던진 질문입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D’를 ‘삼디’로 읽었다고 경쟁 후보측에서 문제를 삼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질문이죠.

과연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피프스 제너레이션’(Fifth Generation)? ‘파이브 지’? ‘오지’나 ‘다섯지’는 안 돼나요?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11일 화답을 했습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가계통신비 부담 절감 정책을 발표하면서 또다시 발음 사고를 쳤습니다. 그는 “각 기업은 차세대 ‘오지’(5G) 통신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주파수 경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5세대 이동통신 ‘5G’를 “오지”라고 읽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삼디’논란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오디’라고 발음은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어 경남 울산 남구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울산, 동북아 산업수도로의 재도약’ 기자회견에서도 “쓰리디든 삼디든 3D 프린터 산업을 울산 특화 산업으로 육성하는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숩니다.

`오지`로 `삼디` 논쟁 끝낸 문재인(종합)
모 대학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5G’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페이스북 캡처]
발음 문제로 논란이 됐던 ‘3D 프린터’에 대해 “요새 삼디라고 해서 말이 많더라”라고 웃음으로 넘겼습니다.

하지만 문 후보의 ‘오지’ 발언에 대해 이번에는 문제를 삼는 사람이 없습니다.

결국 ‘삼디’ 논란은 문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리는 듯 합니다.

참고로 ‘삼디’ 논쟁이 진행 과정을 다시한번 소개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3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로 발언한 것에서 촉발된 논쟁이죠. ‘별 것도 아닌데 왜 그러지’라고 넘겨버릴 수 있는 사안인 듯도 합니다. 그런데 논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대선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란 단어가 휘발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어느새 ‘유치한 정치’ ’비아냥의 정치’, ‘비꼼의 정치’를 잘 보여주는 상징 단어로 부상했습니다.

‘삼디’ 논쟁을 정리해봅니다.

◇“3D는 쓰리디야”…불을 붙인 김종인

논란은 출발점은 김종인 대선 후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을 박차고 나와 지난 5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죠.

문재인 후보는 지난 달 30일 SBS경선토론에서 “신재생 에너지, ‘삼디프린터’ 등 신성장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흔히 ‘쓰리디’라고 읽는 것은 ‘삼디’라고 읽은 거죠.

이에 김종인 후보가 지난 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비판했죠. 그는 “국가 경영은 ‘3D프린터’를 ‘삼디프린터’라고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잠깐 실수로 잘못 읽었다고 하기엔 너무도 심각한 결함”이라며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이라고 문 후보에게 돌직구를 날렸습니다.

`오지`로 `삼디` 논쟁 끝낸 문재인(종합)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 출마기자회견에 앞서 회견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누구가 쓰리디라고 읽는다”…기름 부은 안철수

물론 돌직구는 날리지 않았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에둘러 비판대열에 가세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문 후보의 발음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그는 “용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또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발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보면 ‘스리디 프린터’(부산 출신이라 쓰리디를 스리디로 발음)라고 읽는다”고 말했습니다. 우회적으로 문 후보의 발음을 비판한 것이죠.

안철수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4차 산업혁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도 마찬가지죠. 백신 전문가에서 성공한 IT기업인인 안철수 후보와 그를 밀고 있는 국민의당은 여러 차례 문재인 후보의 4차 산업혁명 행보를 비판했습니다. 핵심은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이해하진 못한 문 후보가 ‘안철수 후보 따라하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월3일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이 날린 날선 논평을 보시죠.

“문재인 전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가 이미 방문했던 장소를 찾아 유사한 행사와 발언을 하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보고서만 가지고 참모들에 의존해서 할 수 있는 그런 영역이 아니다.”

`오지`로 `삼디` 논쟁 끝낸 문재인(종합)
미소짓는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질문을 들으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후보는 그날 세운상가 팹랩을 방문에 나름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을 내놓았죠. 공교롭게도 세운상가 팹랩은 안철수 후보가 지난 4·13 총선 당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장소입니다. 이번 ‘삼디’ 논란도 이같은 ‘따라하기 논란’과 흐름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홍길동인가”…반격나선 문재인

문재인 후보 측은 ‘어이없다’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문 후보는 6일 직접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죠. “우리가 무슨 홍길동인가. ‘3’을 ‘삼’이라고 읽지 못하고 ‘쓰리’라고 읽어야 하나”라고 응수했습니다.

한글문화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김종인 후보를 비판했습니다.

성명 내용은 이렇습니다. “만일 (문재인 후보가) ‘입체 성형기’나 ‘삼차원 인쇄기’라고 부르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면 이는 전적으로 옳은 것이겠지만, ‘3’을 ‘쓰리’로 읽지 않는다고 ‘결함, 무능, 죄악’ 따위로 비난하니, 이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오르면 외국어 사용을 얼마나 즐기며 뽐낼 것인가.”

`오지`로 `삼디` 논쟁 끝낸 문재인(종합)
문재인 후보가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트윗. [트위터 캡처]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외국을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로 연설하는 것을 우리 언론이 무슨 자랑거리마냥 보도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아주 무능한 대통령임이 드러났다. 말에 관한 한 국가 지도자의 능력은 그런 외국어 능력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원활하게 의사 소통할 수 있도록 쉽고 진실된 말로 정책과 소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3D프린터 전문 업체인 ‘삼디몰’도 6일 입장문을 통해 김종인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3D프린터를 ‘삼디’라고 읽는 분들이 많고 3D프린터 전문 삼디몰에서는 크게 잘못된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된다. 3D프린터를 삼디로 읽는 것에서 비롯해 삼디몰도 탄생한 것이니 ‘심각한 결함이니, 무능한 사람이니’ 이런 말은 너무 과한 비꼼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의당, “유치한 논쟁, 시간이 아깝다”

정의당은 7일 문-안 양측을 모두 비판했습니다. 임한솔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냈습니다. 그는 “문 후보, 안 후보 양 진영 간 경쟁이 퇴행으로 치닫고 있다. 이른바 ‘3D 프린터’ 논쟁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단순 말실수를 두고 후보까지 직접 나서 공방을 벌이는 것이 과연 촛불시민의 염원에 부응하는 개혁 경쟁인지 양 후보 측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 했습니다. 그는 “가뜩이나 선거 기간도 짧은데 정책 토론은 뒷전에 두고 그런 유치하고 한심한 논쟁을 벌이기에는 시간이 아깝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증은 필수, 그러나 검증을 가장한 네거티브는 사라져야

글을 전개하다보니 안철수 후보측이 과하다는 느낌이 들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안 후보를 겨냥한 것이 아닙니다.

네거티브 정치를 한탄 한 것이죠. 이번 대선이 문재인-안철수 후보간의 양강 구도로 흘러가면서 양 측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재미가 없을 수도 없는 대선판에 격투기급 흥미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세론’ ‘적폐청산론’을 줄곧 외쳐온 문 후보측도 ‘검증론’을 내세우며 안철수 후보 견제에 나섰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안철수 조폭 차떼기 논란’이겠죠. 물론 안 후보측도 문 후보측에 대해 그동안 ‘검증을 앞세운’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해 왔습니다.

5·9 장미대선이 이제 한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막힘없이, 그리고 거침없이 한 톨의 의혹이라도 풀릴 때까지 계속돼야 합니다. 다만 검증이라는 양의 탈을 속에 숨은 네거티브라는 늑대는 반드시 배격해야겠죠.

`오지`로 `삼디` 논쟁 끝낸 문재인(종합)
장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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