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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제재 나흘 만에 90억 北지원’ 스텝 꼬인 통일부

입력시간 | 2017.09.14 17:31 | 김영환 기자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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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제재 "시급성" 근거 댔지만 "지원 시점은 유동적"
유엔 안보리 제재안 채택 나흘만에 지원안 발표
800만 달러 北모자보건사업에 활용 "전용 가능성 낮다"
‘안보리 제재 나흘 만에 90억 北지원’ 스텝 꼬인 통일부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본 개성공단 일대(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정부가 14일 북한의 영유아 및 임산부 등 취약 계층을 상대로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 대북 제재안 2375호를 채택한 지 나흘 만에 새로운 지원안을 공개하면서 발표 시점 조절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적 상황과 무관’vs‘추진 시기는 제반 여건 고려’

“정치군사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북한 취약 계층의 상황이 열악하다. 인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지원을 하는 구체적 내역이랄지 추진 시기는 제반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할 방침이다.”

서로 엇갈린 주장이 아니다. 모두 통일부 당국자들이 밝힌 내용이다. 한쪽 입장에서는 시급한 인도적 지원을 말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지원 시점을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인도적 지원 추진 발표 속에 스텝이 꼬인 모양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불과 열흘이 조금 넘게 흘렀고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지 고작 나흘이 지났다. 정부가 인도적 지원 발표를 서두른 배경에는 북한 취약계층의 인도적 실태가 열악하다는 판단이 들어있다.

그러면서 단서를 달았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지원 발표를 너무 이른 타이밍에 내놓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지원 내역, 추진 시기 등은 남북관계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다’는 것이다.

현재 남북관계는 북한의 우리측 대화 제의 무시, 연이은 핵·미사일 실험으로 최악의 경색국면이라 할 만하다. ‘더 악화될 남북관계 상황이 있느냐’는 질문에 통일부 당국자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일관된 의지를 보였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제반 여건의 종합적 고려’에 대한 설명이 미진한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또 오는 21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에서 지원안이 최종 결정되는 점을 들어 “교추협 절차 착수 시점에 국민 설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이 역시 교추협이 왜 21일에 열려야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렵다.

◇800만 달러 지원 어떻게 쓰이나

이번 정부의 800만 달러 지원은 북한의 모자보건사업에 활용된다. 북한의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은 1000명당 25명으로 남한(3명)의 8배가 넘는다. 모성 사망률 역시 10만명당 87명으로 남한(11명)의 8배 가량 많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800만 달러는 유니세프와 WFP(세계식량계획)를 통해 영유아 및 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돕는데 쓰인다. 유니세프는 백신과 필수의약품, 영양실조를 치료하는 사업을 맡는다. 350만 달러 가량이다. WFP는 450만 달러를 활용해 탁아시설과 소아병동 등을 대상으로 슈퍼시리얼·슈퍼비스킷 드을 제공, 부족한 단백질·미네랄·비타민 등을 공급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지원금 전용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 듯 “현금이 지원되는 것이 아니고 그들에게 꼭 필요한 물품이인 데다 의약품 등은 전용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안보리 결의 역시 인도 지원 사업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재안의 효과를 저해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 26항은 ‘주민들의 이익을 위해 지원 및 구호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의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이를 제한하는 것을 의도하는 것이 아님’을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꾸준히 핵실험을 해왔음에도 2017년 9월까지 각국이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을 유지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미국이 100만 달러, 러시아가 300만 달러, 스위스가 700만 달러, 스웨덴 150만 달러, 캐나다 148만 달러 등 북한의 핵 도발에도 불구하고 국제 사회가 꾸준히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접근 없는 지원 없다(No Access, No Assistance)는 원칙하에 유니세프와 WFP가 평양상주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이 주기적으로 사업 현장에 접근해 지원 시설을 무작위 방문, 지원 물품과 제고량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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