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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이웃돕기 모금이 세상을 변화시킬까

입력시간 | 2017.03.15 05:07 | 장병호 기자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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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사업·자선활동·공정무역 등
무조건적 기부는 세상 못 바꿔
좋은결과 꼭 연결 안되는 '선의'
'효율적 이타주의'로 접근해야
……………………………………
냉정한 이타주의자
윌리엄 맥어스킬|312쪽|부키
불우이웃돕기 모금이 세상을 변화시킬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말이 되면 곳곳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모금활동이 벌어진다. 그런데 궁금하다. 왜 연말에만 불우이웃을 돕는 것인지. 이렇게 모인 돈이 진짜로 불우이웃을 위해 쓰이기는 하는 건지. 그러나 대부분은 의심하지 않는다. 결과가 어떻든 선의로 한 행동이란 이유에서다.

그런데 선의가 꼭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광고기획자였던 트레버 필드가 세운 ‘플레이펌프스인터내셔널’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필드는 놀이기구인 ‘뺑뺑이’와 펌프기능을 결합한 ‘플레이펌프’로 아프리카 식수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다. 아이들이 기구를 돌리며 놀 때 발생하는 회전력으로 지하수를 끌어올린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 뺑뺑이를 돌리던 아이들이 기구에서 떨어져 다치기 일쑤였고 고장이 나면 수리가 어렵다는 것도 약점이었다. 그럼에도 플레이펌프스는 ‘라운드 어바웃 워터 솔루션’이란 다른 이름으로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선의’를 내세우면서 말이다.

영국서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선의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바로 ‘효율적 이타주의’다. 남을 도우면서도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는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것이 ‘효율적 이타주의’의 핵심.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기부사업·자선활동·공정무역 등의 ‘선행’이 진짜로 효과가 있는지를 냉정하게 살핀다.

자연재해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11년 일본 도호쿠지진에는 세계구호단체가 50억달러의 국제원조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2008년 중국 쓰촨성지진의 국제원조금은 5억달러에 불과했다. 쓰촨성지진의 사상자는 도호쿠지진(1만 5000명)의 5배인 8만 7000명에 달했다. 그러나 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은 탓에 기부규모가 작았던 것이다. 기부의 결정요인이 재난의 심각성보다 정서적 호소력에 있음을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저자는 “선의만으로 좋은 결과를 낳을 순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기부가 선의와 열정에만 이끌려선 안 되고 효율적 이타주의가 바탕이 돼야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 요지다.

효율적 이타주의를 따져 기부와 선행의 허상을 파헤치는 이야기가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고민이 ‘진짜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란 점에서만큼은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연말마다 의례적으로 모금을 하는 것이 아닌 진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부’와 ‘선행’에 대한 이야기라서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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