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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공지영·이승우…중견작가 올가을 문학시장 흔든다

입력시간 | 2017.09.08 08:15 | 채상우 기자  double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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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장편 '유리' 출간 예정…권력 횡포 다뤄
공지영 신간 '해리'…'악'이란 감정 들여다봐
이승우·이기호·김숨 등 사회문제 풍자 소설집 내
박범신·공지영·이승우…중견작가 올가을 문학시장 흔든다
박범신(왼쪽부터), 공지영, 이승우 작가(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올해 상반기 문학시장은 무라카미 하루키·베르나르 베르베르·유홍준·황석영 등 굵직굵직한 작가들이 신작을 내면서 예년보다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지난해 출간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이기주·조남주까지 가세해 상반기 문학시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남은 하반기는 박범신 공지영 이승우 등 중견작가들의 신작들이 견인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범신·공지영 등 장편소설

’고산자’(문학동네·2009)’ ‘소금’(한겨레출판·2013) ‘은교’(문학동네·2015) 등의 작가 박범신(71)은 장편 ‘유리’(은행나무·11월 출간 예정)를 들고 2년 만에 독자에게 돌아온다.

‘유리’는 무자비한 독재권력을 피해 여러 나라는 떠도는 한 남자의 방랑과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친일파인 할아버지와 큰아버지 밑에서 자란 주인공이 그들이 자행하는 끔찍한 행태에 분노를 느끼고 만주로 도망가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그는 중국 만주와 대만, 유신독재 시절의 대한민국을 거치며 그곳에서 일어나는 독재와 탄압의 현장을 눈으로 목격하고 아나키스트로서의 삶을 이어간다. 1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키에 기인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한 몸은 그가 국경을 넘나들고 몸을 숨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박 작가는 “43년 작가 인생의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유리’를 소개했다. 박 작가는 “내가 소설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내고 쏟아낸 작품이 ‘유리’”라며 “굉장히 장대한 작품으로, 고통스러운 근대사를 대중에게 조금이나마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당초 이 장편은 지난해 10월 출간 예정이었으나 박 작가의 성추문 논란으로 인해 1년 늦게 출간한다. 그 사이 320여쪽이었던 분량은 540쪽으로 늘어났다. 한국전쟁과 관련된 이야기가 추가됐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에 사전 연재해 15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다.

박범신·공지영·이승우…중견작가 올가을 문학시장 흔든다
장애인을 상대로 벌인 끔찍한 성폭행 사건을 담은 ‘도가니’(창비·2009) 100쇄를 기록한 작가 공지영(54)은 이번에도 ‘악(惡)’을 소재로 한 장편 ‘해리’(창비·근간)를 낸다.

‘해리’에는 ‘도가니’의 배경이 된 가상도시 ‘무진’이 다시 등장한다. 해리성 인격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해리성 인격장애란 다중인격장애라고도 하며 한 사람 안에 다수의 정체감이나 인격상태가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공 작가는 “이번 장편은 ‘악’이라는 감정을 들여다본 작품”이라며 “악을 소재로 이야기인데, 요즘 너무 실제적 악들이 창궐해서 집필을 잠깐 멈췄다. 무엇을 쓰든 설명할 수 없는 아픔을 지닌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무를 버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우·이기호·김숨 소설집

신과 인간, 구원과 초월, 원죄와 죄의식 등 무겁고 관념적인 주제에 천착해 왔던 작가 이승우(58)는 ‘신중한 사람’(문학과지성·2014) 이후 3년 만에 10번째 소설집 ‘모르는 사람들’(문학동네·2017)을 출간했다.

표제작인 ‘모르는 사람들’은 오해·무지·기억의 불안정성 등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결점을 꼬집는다. 이 작가는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가 가까이 지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오해와 오류에 관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박범신·공지영·이승우…중견작가 올가을 문학시장 흔든다
다른 한 편인 ‘넘어가지 않습니다’는 폭력을 일삼는 동거남으로부터 도망친 여성이 외국인 노동자로부터 불안을 느끼는 내용이다. 사실 외국인 노동자는 가족과 스마트폰으로 연락하기 위해 와이파이를 찾아 여자의 집 근처를 서성거렸던 것뿐이다. 여자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도 내면의 불안을 이기지 못한다.

최근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한 작가 김숨(43)은 동물실험 등 사회문제를 조명한 소설집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문학동네·근간)를 출간한다. 염소·자라·벌·노루·나비·쥐 등 6마리 동물을 소재로 사회의 이면에 숨어 있는 사회문제를 풀어냈다.

표제작인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는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염소를 두고 해부를 시작하려는 두 연구자의 대화가 주요 내용이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죽어야 하는 동물. 이제는 죄책감마저 사라진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김 숨 작가는 동물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너무 무거운 주제의 부담을 덜기 위해 동물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작가 이기호(45)는 인간의 ‘수치심’을 키워드로 한 소설집을 집필하고 있다. 총 8편으로 구성돼 이번 소설집은 수치심이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수치심 속에 숨겨진 진심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풀었다.

◇“사회문제 관심 높아져…상승세 당분간 지속할 것”

백원근 출판평론가는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으로 ‘유리’를 꼽았다. “최근 역사적인 사건과 사회적 문제를 다룬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 모든 요소를 다룬 ‘유리’가 화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백 평론가는 “하반기에 출간을 앞둔 작가들이 모두 자신의 작품세계와 고정 독자를 가지고 있는 중견급이기 때문에 지금 문학계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작가 개개인이 소셜미디어나 인문학콘서트, 강의 등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도 하반기 문학시장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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