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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서가①]"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발전도 없습니다"

입력시간 | 2017.05.19 11:24 | 박기주 기자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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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인터뷰
[명사의서가①]`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발전도 없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내는 사회’고, 찍어내는 속에서 개인과 집단의 가능성을 없애고 있다”며 “틀에 박힌 생각, 틀에 박힌 관성에서 벗어 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신기합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살던 세상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어요.”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교정에서 기자와 만난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일대기를 담은 평전 ‘갈릴레오(마이클 화이트, 사이언스북스)’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입을 뗐다.

지인에게 5년 전 선물을 받은 것을 계기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그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평전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복잡해진 사회의 거품을 걷어내면 과거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살았던 시대이자 과학적·사상적 측면에서 폭발적인 발전을 이뤘던 근대사에는 있고 현대 한국 사회에는 없는 것 중 하나로 ‘가능성’이라고 꼬집었다.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가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갈릴레이가 살던 세상, 그리고 현재

신 교수는 책에 대한 설명에 앞서 “정책·사회학자들이 사회 구조를 알기 위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정책이나 사회학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 구조를 알기 위해 아마존이나 나일강 유역을 간다”며 “그 곳에서 원시 부족을 관찰하면 사회 구조의 핵심을 관찰할 수 있다”고 자답했다.

사회학자들이 원시 부족을 관찰하는 것처럼 갈릴레오 갈릴레이 평전은 일반인들이 사회 구조의 핵심을 알 수 있는 ‘교본’이라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예를 들면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의대를 가게 된 것과 의대에서 담당 교수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발명품을 자신의 발명인 것처럼 발표하는 등 적폐가 당시에도 존재했다는 내용이 지금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 사회가 복잡하고 대단해 보이지만 껍데기를 벗겨보면 다르지 않다”며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역사적인 의미를 살펴볼 수도 있지만 그 전에 사람사는 세상이 다 똑같다는 평범한 진리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의대에 진학한 뒤 중퇴하고 수학과 교수로 임용되는 과정을 볼 때 과거 근대 사회가 더 유연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그러지 못한 현대 한국사회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서야 한옥을 짓는 목수를 학위와 상관없이 건축학과 교수로 영입하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과거에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처럼 소질이 있는 인재들을 교수로 앉히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다”며 “이런 방법이 학문을 발전시킨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요즘 학계의 주요 이슈인 ‘융합’이 발전을 위해 과거로 돌아가려 하는 하나의 경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괴테와 훔볼트를 언급하며 “이 두 사람이 과학과 문학을 모두 섭렵한 마지막 인물이라는 설이 있는데, 이런 말이 나올 만큼 지금은 학문이 세분화됐다”며 “융합이란 말이 나오는 것은 이젠 더이상의 분화가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다달아 다시 회귀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로 돌아가 융합을 찾는 것이 발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그곳에서 지혜를 찾는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신율 교수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평전이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화두로 ‘가능성에 대한 인정’을 제시했다. 가능성에 대한 인정이 있어야만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있을 수 있는데, 지금 한국은 그 모든 것을 짓밟는 사회라는 지적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수많은 발명품을 발명하며 인류 과학의 한 획을 그었던 것도 가능성을 인정하는 풍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는 또 다른 ‘천동설(天動說)’을 구축하는 어리석은 행태라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학문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의 발전도 가능성에 대한 인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인데, 가능성에 적대적인 사회가 되고 똑같이 찍어내는 데 익숙한 사회가 됐다”며 “그런 차원에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삶은 우리에게 생각할 화두를 던져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주장했던 지동설의 경우에도 억압받는 사회였지만 어쨋든 주장을 하긴 했는데, 지금은 근대 초기보다 더 틀에 박힌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고방식으로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신 교수의 생각이다. 벤처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제도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문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우리 사회는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내는 사회고, 찍어내는 속에서 가능성을 없애는 사회”라며 “말로는 창조경제·독창성 등을 얘기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쉽지 않은 일이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천동설을 만들 고 있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갈릴레오 갈릴레이 평전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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