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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붉은 먹'이 뱉은 꽈리…이애리 '주묵, 꽈리를 밝히다'

입력시간 | 2017.08.09 00:10 | 오현주 부장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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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작
주홍부터 빨강까지 색감 변주
주묵만으로 깊이·밀도 무장해
[e갤러리] `붉은 먹`이 뱉은 꽈리…이애리 `주묵, 꽈리를 밝히다`
이애리 ‘주묵, 꽈리를 밝히다’(사진=장은선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연한 주홍부터 진한 빨강까지 온통 붉은색 판이다. 막 여문 것부터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것까지 온통 꽈리 판이다. 성숙한 꽈리가 붉은 것이야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 주묵(朱墨)이다.

한국화가 이애리(48)는 붉은 먹으로 그림을 그린다. 낙관에나 쓰는 붉은색으로 화폭 전체를 채웠다. 붉다고 같은 붉은색으로 몰아붙이면 섭섭하다. 작가가 애써 구분한 것이 색감의 변주였으니까.

‘주묵(朱墨), 꽈리를 밝히다’(2017)는 마치 유화물감을 풀어놓은 듯 깊이와 밀도로 무장한 꽈리밭을 펼친 것이다. 작업실 인근 노인의 행상에서 옮겨왔다는 꽈리가 기본기를 넘은 한국화로 변한 순간. 색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세상서 가장 탐스러운 수묵화가 익었다.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장은선갤러리서 여는 초대전 ‘주묵, 꽈리를 밝히다’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주묵. 60×60㎝. 작가 소장. 장은선갤러리 제공.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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