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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용 부회장 재판, 판결만 남았다

입력시간 | 2017.08.08 06:00 | 논설위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이 구형됐다. 기업 특혜를 받으려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주거나 약속했다는 혐의에 따른 결과다. 박영수 특검은 어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면서 이같이 구형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관계자들에게도 징역형이 구형됐다.

이 부회장 측도 “그동안 드러난 정황증거와 간접사실로는 공소사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며 박 특검의 구형 주장에 반박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 청탁을 했다는 특검 측의 주장 자체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경영권 승계 방침이 이미 정해져 있었기에 굳이 청탁할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은 삼성을 표적으로 한 최씨의 강요·공갈의 결과이지 뇌물이 결코 아니다”고도 했다. ‘세기의 재판’이라고 불릴 만큼 특검과 변호인단의 공방도 이처럼 치열하다.

이로써 지난 2월 기소된 이래 160일을 끌어 온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도 법원의 선고만을 남겨놓게 됐다. 담당 재판부에 마지막 결정이 맡겨져 있는 것이다. 혐의를 구성하는 공소 내용의 사실관계에서부터 뇌물죄 성립이 가능한지에 대한 법리 해석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문제다. 외부의 모든 시선을 차단한 채 증거와 법률에 의해서만 결론을 내려야 한다. 혹시 재판이 끝난 뒤 사회적 비난과 원성이 쏟아질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떨쳐내야 할 것이다.

재판이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기업이나 정치권으로서도 거듭 다짐할 필요가 있다.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다는 약속이 그것이다. 기업이 특혜를 노리고 정권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일도 없어야겠거니와 정권의 핵심인물들도 기업과 은밀한 거래에 나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 세계적 글로벌기업인 삼성전자의 총수를 법정에 서게 만든 지금의 상황 자체가 정상은 아니다. 이번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이 눈물을 흘리며 밝힌 “모든 게 제 탓이며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최후진술의 의미를 길이 기억해야 할 것이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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