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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정부에 ‘코리아 패싱’ 책임 없는가

입력시간 | 2017.08.04 06:00 | 논설위원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나 정작 한국은 한반도 문제 논의에 끼지 못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코리아 패싱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건너뛰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1시간 가까이 통화하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대응책을 협의하면서 다시 고개를 쳐든 모양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한·미 간에는 거의 매일 대화가 이뤄진다”며 코리아 패싱론을 일축하는 분위기다. 한·미 정상이 의제도 없는데 무조건 통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상 간 소통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실무 차원의 대화를 들이댄다는 것부터가 뜬금없다. 문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못했을 뿐이란 설명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휴가지에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만나면서 미국 대통령과는 통화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정치권이 발끈할 만도 하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북한 ICBM 대책만큼 중요한 의제가 어디 있느냐”고 질타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차 “한국 안보뿐만 아니라 미국 안보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코리아 패싱 가능성을 시인할 정도라면 가벼이 넘길 상황은 결코 아니다.

사태는 지금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원유·석유제품 수입과 제3국의 북한 인력·상품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법을 발효시켰고 다음달부터는 미국인의 북한 여행이 금지된다. 미국이 대북 압박에 미적대는 중국을 겨냥해 통상법 ‘슈퍼 301조’를 만지작거리자 중국이 “한반도 위기는 북·미 간 문제”라고 반박하며 발을 빼려는 것도 코리아 패싱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청와대는 “전략적 중요성이 큰 한국을 미국이 쉽게 배제하지는 못할 것”이란 한가한 인식을 얼른 접어야 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입으로 ‘한반도 전쟁’을 언급한 것으로 보도됐고 백악관도 부인하지 않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마땅하다. 당장 시급한 것은 동맹끼리의 신뢰 회복이다. 그러자면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부터 잠재우는 게 급선무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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