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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승의날’ 김영란법, 아무래도 문제 있다

입력시간 | 2017.05.15 06:00 | 논설위원

스승의날을 맞는다. 스승을 존중하는 풍토가 사라지면서 스승의날 행사가 한낱 겉치레로 전락한 지 오래다. 부정청탁 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 맞이하는 올해는 유난히 더 쓸쓸한 분위기다. 캔커피는 물론 카네이션조차도 뇌물로 간주돼 함부로 주고받을 수 없게 된 때문이다. 김영란법이 사제지간의 소소한 정마저 끊는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스승의날에 카네이션 선물이 전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면 누구나 가능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 문제다. 학생회장이나 학급 반장, 동아리 대표 등 오로지 ‘학생 대표’만이 할 수 있다. 대표가 아닌 학생은 아무리 감사한 마음이 있더라도 선생님 가슴에 꽃도 달아 드릴 수 없는 이상한 사회가 돼버렸다.

심지어 색종이로 접어 만든 종이 카네이션도 금지 대상이다. 그것이 어째서 뇌물인가. 지난해에는 괜찮다고 했었다. 현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디까지가 허용 대상이고, 어디부터는 위반인지 매뉴얼을 뒤져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규정이 모호한 탓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다. 국민권익위마저 자꾸 입장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졸속 제정의 후유증이다.

김영란법 제정 취지는 부패 고리를 끊어 청렴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취지가 좋다고 해도 부작용이 크고 혼란만 야기한다면 합리적인 방향으로 고치는 것이 옳다. 학생이 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작은 성의까지 미주알고주알 법의 잣대로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다간 김영란법에 대한 사회적인 거부감만 커지기 마련이다. 예절과 관습으로 이뤄지던 것을 법규에 포함시켜 강제로 규율한 자체가 잘못이다.

김영란법이 과도한 선물을 주고받는 부담을 덜어주는 순기능이 있다는 점까지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제지간에 정을 나누고 고마움을 전하는 건전한 미풍양속까지 가로막는 역기능은 조속히 고쳐져야 한다. 법 규정을 그대로 존치시킨다고 해도 원래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의 선물은 허용하도록 관련 규정을 손보는 게 온당하다. 사제지간을 일반 사회의 거래관계나 이권청탁 관계로 간주하는 것부터가 웃기는 발상이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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