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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물대포’ 난무한 서울대에 무엇을 바랄까

입력시간 | 2017.03.14 06:00 | 논설위원

서울대에서 학생들이 소화기를 발사하는 가운데 학교 측이 소방호스로 맞대응하는 공방이 이뤄졌다고 한다. 다른 장소도 아닌 총장실이 들어 있는 본관 건물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소화기 분말가스와 소방호스의 거센 물줄기가 엇갈리며 사방으로 난무하는 난장판을 떠올리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대한민국 ‘지성의 전당’ 가운데서도 단연 최고임을 자부하는 서울대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이로써 학생들의 본관 장기 점거사태가 막을 내린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뒷맛은 개운하지 않다. 학교 측의 진입에 대비해 학생들이 본관로비 입구를 쇠사슬로 묶었는가 하면 학교 측이 절단기로 이 쇠사슬을 끊어내고 사다리차까지 동원했다는 얘기가 마치 폭력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선하다. 출입구에 책상을 쌓아 진입을 막았다거나 렌치로 문짝을 내리찍었다는 살벌한 얘기도 들려온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지난해 10월 서울대가 시흥캠퍼스 조성계획을 내놓은 데 대해 이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셈이다. 무엇보다 학교 시설을 강제 점거한 학생들의 집단행동에 동의하기 어렵다. 이번 학교 측의 진압작전에 대해 “이게 대학이고, 민주주의냐”라고 항의했다지만 문제를 야기한 건 학생들이 먼저다. 물론 학내 반발을 무릅쓰고 시흥캠퍼스 조성계획을 추진한 학교 측도 책임이 없을 수는 없다.

이번 본관진입 사태에 있어 학생회와 학교 양측이 서로 피해자임을 내세우며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사실도 떳떳한 처사는 아니다. 사회적인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게 대학 사회의 한결같은 목소리이면서도 정작 자기 문제에 부딪쳐선 폭력으로 얼룩지는 게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서울대에 쏠리는 바깥의 눈길은 부정적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뛰어난 엘리트 집단이라고 자처하면서도 오히려 국가 발전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기춘·조윤선·우병우 등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노릇을 했던 선배 동문들에 대해 재학생들 스스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 최근 일이다. 서울대가 우리 사회를 위해 기여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내부 문제가 바깥에까지 시끄럽게 들려오는 일이나 없었으면 한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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