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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급파했다던 칼빈슨호 오긴 오나

입력시간 | 2017.04.20 06:00 | 논설위원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지난주 초 한반도로 향했다던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이제야 동해를 향해 출발한다고 한다. 지난주까지도 호주군과 훈련을 위해 반대쪽인 호주 해상으로 이동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가능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태양절’(15일)에도 한반도에서 4800㎞나 떨어진 인도네시아 해역에 있었다고 한다. 10여일이 지나도록 우리 국민들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미국 군사 당국에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미 태평양사령부가 지난 8일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이동 발표 때만 해도 상황은 긴박했다.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론이 불거지면서 그야말로 당장 전쟁이라도 날 것처럼 분위기가 흉흉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트럼프 행정부의 ‘거짓말’에 놀아나 소동을 벌인 꼴이 됐다. 미국은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앞뒤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 알면서도 말을 안 했다면 국민을 속인 것이고, 애초부터 몰랐다면 양국 군사정보 교류에 구멍이 뚫렸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한·미동맹 관계에 이상 징후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터다. 며칠 전에도 사드 배치 시점을 놓고 혼선이 벌어졌다.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미·중 빅딜설’의 실체도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동맹국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제공받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펜스 미 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주장도 시기적으로 동맹 가치를 훼손하는 부적절한 처사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중에 ‘코리아 패싱’은 없을 것이라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거듭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행동과 실천이다. 동맹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어느 한쪽의 약점을 틈타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식이라면 바람직한 동맹관계라고 보기 어렵다. 미국이 진정한 동맹국이라면 북핵 위기에 처한 우리 고민에 우선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대북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협의하는 것이 정상적인 관계다. 한반도로 급파했다던 칼빈슨호가 왜 지금에서야 이동을 시작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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