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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대통령의 지혜와 용기를 기원한다

입력시간 | 2017.05.10 06:00 | 논설위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주인공이 된 것이다.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가 쌓인 결과다. 국가 안보는 물론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맡은 자리다.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면서도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는 점에서 고뇌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 대통령에게 축하와 아울러 더 많은 지혜와 용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국민들의 선거 열기도 뜨거웠다. 이번 최종 투표율이 77.2%(잠정)로, 1997년의 15대 대선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대선에는 이번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에서 26.06%의 투표율을 나타냈을 때부터 예견됐던 결과다. 오늘 새벽까지 진행된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득표가 합산될 때마다 환호와 아쉬움이 교차했던 분위기도 충분히 짐작된다.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작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새 대통령 앞에는 국방·외교·경제 등 당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한 한반도 위기 상황부터 풀어야 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돌출 발언으로 국면을 자꾸 혼란스럽게 만드는 가운데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해 여전히 완강하다. 일본도 자국 입장을 내세워 위기 상황을 부추기는 듯한 모습이다. 이들 주변국 지도자들과 담판을 통해 국익을 최대한 지켜야 하는 임무가 새 대통령에게 주어져 있다. 내부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려야 하는 임무도 시급하다.

이번 대선이 전임 박근혜 대통령 탄핵 파면에 따른 후속 절차로 이뤄졌다는 사실부터가 현재 우리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일깨워준다. 이미 지난 연말부터 탄핵정국이 시작되면서 촛불·태극기 시위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국정공백과 함께 심각한 사회 혼란이 빚어졌다. 문 당선자가 잠시 쉴 틈도 없이 오늘 곧바로 취임식을 갖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해야 하는 사정이 바로 그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정을 통해 변화와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과연 어떤 식으로 실현하느냐 하는 점이다. 세계 정세가 급속히 변해가는 상황에서 우리도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잘못된 것은 뜯어고쳐야 하되 지켜야 할 덕목이나 제도까지 손보려 해서는 곤란하다.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에서도 명백한 기준과 절차가 요구된다. 국가 정책도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추진돼야 함은 물론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분열될 대로 분열된 국민 감정을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가뜩이나 이념·지역·빈부로 갈라졌던 진영 논리가 이번 대선을 통해 더욱 갈라지고 찢겨졌다. 선거 막판까지 검증되지 않은 온갖 흑색선전이 나돈 데다 정체불명의 가짜뉴스까지 판침으로써 유권자들을 더욱 격앙시킨 측면이 다분하다. 각 선거캠프 진영 간의 고소·고발 사태도 조속히 풀어야 할 과제다.

다행스러운 것은 문 당선자가 나름대로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득표를 위해 전략적으로 화합을 내세웠는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도 정치적 화합을 외면할 수 없는 처지다. 지금으로써는 다른 누가 당선됐더라도 어차피 여소야대 국면이 불가피하고, 따라서 원활한 국정 추진을 위해서는 결국 소통과 화합이 따라야만 한다. 성공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중요한 열쇠다.

투표를 통해 국민 총의가 확인된 만큼 각 상대방 진영에서도 승복의 정신을 발휘해야 마땅하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마찰과 불화는 이제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 이번에는 비록 패배했을망정 다음 5년 뒤의 대선을 내다보려 한다면 더욱 흔쾌한 자세가 필요하다. 다른 후보자를 지지했던 유권자들도 서운한 마음을 버리고 다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야 한다. 새 대통령, 새 정부가 성공해야만 국민 각자의 복리 증진도 보장될 수 있는 법이다.

이제 선거 국면은 모두 끝났다. 탄핵정국에서부터 비롯된 국정공백 및 혼란 상태에 종지부를 찍고 새 대통령을 중심으로 다시 출발선상에 섰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새로운 출발이지만 경쟁국들에 비해 이미 한참 뒤처졌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대열을 이끌어갈 새 대통령의 책임이 그만큼 무겁다는 뜻이다. 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거듭 축하한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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