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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뒷북감사’는 누가 따지나

입력시간 | 2017.07.14 06:00 | 이익원 기자  ik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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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선정비리 발표
국회요구에 뒤늦게 감사
국가손실 줄일 수 있는
선제적 모니터링 ‘먹통’
감사시스템 개편해야
감사원 ‘뒷북감사’는 누가 따지나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면세점 선정비리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특허권을 쥐고 있는 관세청이 2015년 두 차례에 걸친 면세점 선정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롯데 대신 한화와 두산을 뽑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매장 면적과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등 정량평가까지 왜곡해 특정업체를 밀어줬다니 말문이 막힌다.

당시에도 특혜시비 등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선정과정의 투명성도 논란거리였다. 심사위원을 어떻게 뽑았는지는 물론 평가점수조차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선정이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돌았다.

관련 비리 혐의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감사원의 뒷북 감사는 언제 개선될지 걱정이다. 정부 사업과 운영에 대한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을 정도다.

이번 감사 역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 작년 말 국회가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요구한 결과다. 2015년 두 차례의 면세점 선정 때 온 세상이 시끄러웠는데도 감사시스템은 먹통이었다.

감사원의 ‘뒷북 감사’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정권이 힘이 있을 때는 감사를 미루다가 임기 말에야 야단법석을 떠는 행태는 낯익은 장면이 됐다. 4대강 사업에 대한 1차 감사와 2차 감사의 결과가 정반대로 나온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감사원은 2015년 초 자원외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의 감사를 통해서였다. 자원외교가 한창 벌어지던 이명박 정부 시절에 선제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했다면 국가적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지난달 최순실 국정 농단 사안을 위법 또는 부당하게 처리한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에 대해 무더기 징계를 요구한 것 역시 뒷북 감사의 전형이다. 이 역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상황에서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라 진행한다. 정답을 알고 시험을 치르듯 하는 감사를 되풀이하면서 감사원 감사에 대한 신뢰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도 선제적 감사부재의 결과다. 작년 6월 정갑윤 의원(자유한국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감사원이 2011년 한 해를 빼고 최근 6년간 매년 산업은행을 감사했지만 대우조선해양 관리 부실을 지적한 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업무소홀로 대우조선해양의 5조원대 분식 회계사실을 놓쳤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감사원은 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이 드러난 지 3개월 뒤 ‘전격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2012년에는 영역을 뛰어넘는 월권 감사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신한은행이 개인 신용대출 금리 산정을 할 때 대출 신청자의 학력 수준에 따라 이자를 차등 적용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본연의 기능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민간 영역까지 침해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감사원은 헌법기관이다. 감사원의 권한 또는 직무 범위를 함부로 침해하지 않도록 헌법에 설치 근거를 두고 있다. 대통령 소속 기구지만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행정부를 감시하라는 의미에서 독립성을 보장한 것이다.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일상적인 업무과정에서 감사원 감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공장 인허가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해 신속하게 처리하고 싶어도 그러질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내용보다는 형식에 얽매여 옴짝달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칫 감사원 감사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런 속사정을 아는 기업들이 감사 망국론을 제기하는 건 오히려 당연하다.

사회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추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쪽으로 감사원의 감사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다. <편집보도국장>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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