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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섭 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첫 단추’

입력시간 | 2017.05.12 06:00 | 허영섭  gracia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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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밤샘 개표 결과 당선이 확정되고도 그에게 쉴 틈은 없었다. 아침 일찍 이순진 합참의장과의 통화로 북한 관련 동향을 보고받았으며 야당 대표들을 차례로 방문해 국정 동반자로서 협치와 소통을 약속했다. 오후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 발표에 이어 첫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고, 밤늦게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굳건한 한·미 공조를 확인했다. 분주했던 임기 첫날 행보다.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선거 과정에서 내놓았던 여러 공약들의 실천 가능성 여부에 대한 검증도 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만큼은 가대를 걸고자 한다. 문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통해 거듭 강조한 국민통합 약속이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똑같이 섬기겠다고 했다. 취임 직후의 ‘첫 단추’만을 놓고 본다면 긍정 평가할 만하다.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비서실장의 내정 인선을 발표하는 모습부터가 달랐다. 문 대통령이 인사 대상자들과 함께 등장해 직접 그 배경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과거 정부에서 주로 홍보수석이나 대변인이 맡았던 역할이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국민들과의 소통방식 자체가 눈길을 끈다.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겠다는 발상도 돋보인다. 실현 가능성은 아직 두고본다고 해도 국민들과 좀 더 가까이 지내겠다는 의지를 실감하게 된다. 일반 직장인들과 함께 출퇴근하고, 주말이면 근처 시장에 들러 장을 보겠다는 약속도 마찬가지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진열대에서 식품을 고르며 장보러 나온 주민들과 가볍게 대화하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단순히 보여주는 차원을 넘어 실제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한꺼풀 더 들어가면 문 대통령이 해결해야 하는 당면 과제가 수북히 쌓여 있다는 게 문제다. 더구나 전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태로 장기간 국정공백이 초래됐던 마당이다. 그중에서도 북핵 문제로 빚어진 한반도 위기상황부터 해결해야 한다. 내달 중에는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니 그동안 얽혔던 실타래가 풀릴 것으로 여겨진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과의 갈등과 위안부 재협상 문제를 둘러싼 일본 정부와의 눈치 다툼도 만만치는 않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일으키는 노력이 시급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적폐청산 문제다.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손볼 필요가 있다. 공기업과 교육제도를 개혁하고 연금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 귀족노조도 당연히 대상이다. 우선의 표적은 검찰과 국정원으로 쏠린다. 그러나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되 제도 본연의 기능까지 훼손하는 결과가 초래돼서는 곤란하다. 재벌 개혁도 마찬가지다. 성장 불씨를 되살리고 청년실업을 해소해야 하는 지금 상황에서 기업을 개혁 대상으로만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바꿀 것은 바꿔야 하지만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모든 국정추진 과제들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이념과 지역을 떠나 문 대통령에게 고르게 지지표를 던진 유권자들의 민심이 요구하는 주문이다. 국민에게 희망을 줌으로써 사회적 활력을 북돋우며 국가 미래를 이끌어야 한다.

어느새 장미의 계절이다. 담장 울타리에 피어난 장미꽃 빨간색이 선연하다. 온통 선거에 매달려 있는 동안 새봄이 지나가고 초여름이 훌쩍 다가온 것이다. 문 대통령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꺾어 드린다. 약소하나마 축하 선물이다. 5년 뒤 임기를 끝내고는 모든 국민들로부터 마음속 꽃다발 선물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첫 단추’의 의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논설실장>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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