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 뉴스레터 신청
  • FAMILY SITE



[데스크칼럼]방미 경제인단, 문재인 정부 들러리 아니다

입력시간 | 2017.06.26 06:00 | 이성재 부장  shower@edaily.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이데일리 이성재 산업부장] 시작부터 개운치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나서는 미국 방문길이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새 정부는 방미 경제인단 구성을 민간자율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청와대의 입김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트럼프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문제로 날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 대한 고려는 아랑곳없다. 보호무역주의 통상압박에 대한 해결책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기업들은 새 정부에 눈도장을 찍으려 ‘투자보따리’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동안 재벌개혁, 비정규직 문제 등 정부와 재계는 수시로 각을 세워온 터다. 이번 미국 순방이 서로의 긴장감을 완화하는 절호의 기회라는 건 잘 안다. 하지만 뭔가 석연찮은 느낌은 가시지 않는다.

이번 방미 경제인단 구성은 문재인 정부의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낸 듯하다. 관료적인 느낌을 없앤다며 과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도한 경제인단 구성을 민간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에 맡기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산업부 주도로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마다 경제인단을 구성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하수인으로 찍히면서 그야말로 ‘찬밥’ 신세가 됐다. 정부의 ‘전경련 패싱’ 기조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의도적인 느낌마저 든다. 결국 대한상의가 나선 선정 작업은 무성한 뒷말을 낳게 됐다.

지난 22일 증권가에는 ‘대한상의, 미국 방문 경제인 발표’라는 보도자료가 급속도로 펴졌다. 대한상의에 몇 차례 확인을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청와대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런데 몇 시간이 뒤 대한상의는 “해당 문서는 대한상의의 공식 자료가 아니며 경제인 명단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결국 다음날 오전 6시쯤 전날 명단에서 몇몇 기업이 빠진 최종 보도자료가 나왔다. 자료에는 “불법·탈법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크게 빚은 기업은 원칙적으로 참여를 제한했다”는 문구가 새롭게 들어가 있었다. 명단에서 빠진 기업은 그 과정도 미심쩍은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는 낙인까지 찍힌 것이다.

재계는 방미 경제인단의 선정 기준과 절차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확대 해석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번 방미 경제인단 선정에서 보인 문재인 정부의 민낯이 대한민국의 자아상이 아닐까 우려된다. 재계 일각에선 이번 방미 경제인단 선정을 두고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경제상황을 제대로 보지 않은 조치라고 아쉬워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제경제는 자국보호 위주로 급변하는데 정작 우리는 새 정부의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당장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가능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통상압박 등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모두는 20개월 만에 다시 꾸린 방미 경제인단이 해야 할 일이다. 문 대통령의 순방성과를 위한 들러리가 아닌 양국 간 우호증진과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기업이 먼저 나서게 해야 한다. 이전 정부와 달라졌다는 좋은 선례로 말이다. XML:N

독자의견

오픈 로그인계정을 선택해 로그인 해 주세요.
이데일리 계정 또는 소셜 계정으로 로그인하시면
의견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카카오스토리
닫기

신고사유

신고하기취소하기

*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 주세요.


이시각 주요뉴스

뉴스 카테고리별 이동



















    INSIDE MOBILE - 이데일리 모바일 서비스 앱

    • 이데일리
      실시간 뉴스와
      속보를 어디서나
    • 이데일리MVP
      금융정보 단말기의
      모바일 서비스
    • MP 트래블러
      차세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 스타in
      연예·스포츠 랭킹 매거진
    • 전문가방송
      증권 전문가방송을
      스마트폰으로

    INSIDE FOCUS - 이데일리 사업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