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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처럼 갈릴레이처럼

입력시간 | 2017.04.21 06:00 | 이익원 기자  ik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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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대통령 누가 되든
갈등 이슈 해결하려면
합리적 의식 사유 통해
불편한 진실 밝혀야
[이데일리 이익원 총괄데스크] 보는 각도에 따라 사물의 생김새는 다르다. 피라미드는 정사각형 기초와 4개의 삼각형 면으로 구성된 건축물이다. 위에서 보면 사각형이지만 앞에서 보면 삼각형이다. 본질은 같아도 보는 위치에 따라 망막에 맺히는 이미지가 달라진다. 정책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토론과 논쟁이 필요한 배경이다. 19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 열기가 뜨거웠던 것도 그만큼 생각의 차이가 컸다는 반증이다.

개혁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당사자간 생각의 차이가 큰 탓이다. 2시간 동안 진행된 TV토론에서 확인했듯, 갈등적 이슈가 넘쳐흐르는 게 한국사회다.

노동개혁을 예를 들어보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노동자들의 삶이 팍팍해진 건 김대중 정부 때 정리해고법을 입법화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적인 시각으로 보면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정부에 정리해고 입법화를 요구했다. 노동시장 유연화 없이 경제체질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국가 부도위기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김대중 정부는 노사정위원회를 출범시켜 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여전히 노동시장이 경직돼 인력을 채용하기 겁난다고 하소연한다. 2015년 9월 박근혜 정부는 노사정 대타협을 이뤘다고 자랑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알맹이가 없었다. 핵심 쟁점인 ‘일반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에 대해 노사 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하기로 합의했을 뿐이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 것이란 비아냥이 나왔다.

노동개혁의 취지가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에 있다면 심 후보는 ‘불편한 진실(여전히 경직된 노동시장)’에 눈을 감은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적 이슈에는 예외없이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대통령 혹은 최고경영인(CEO)같은 리더들은 ‘불편한 진실’을 간파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합리적 의심과 깊은 사유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쉽게 설명할 수 없으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이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면 논란을 빚고 있는 수많은 개혁 과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된다. 차기 대통령은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4차산업 육성은 공염불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 자리를 걸고 노동개혁만은 임기내 추진하겠다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고용없이 청년 실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국가 채무가 급증하는 가운데 복지를 확충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세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 집권하자마자 현재의 정치구조에서 야당의 도움없이 개혁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연정을 꾀하거나 국회선진화법 폐지를 유도해야 한다.

국민은 항상 까다롭고 변덕이 심하다. 대통령과 국민의 간극을 메워줄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야 하는 이유다. 웬만한 정책 효과로는 국민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임기 내 깔끔하게 풀 수 있는 문제는 그리 많지 않다. 초석을 놓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벤처캐피털 회사(스톰벤처스)를 창업한 남태희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CEO자질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임직원들이 ‘저 사람을 따라가면 약속의 땅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모세 같으면서도, (천동설을 의심했던) 갈릴레이처럼 믿음과 진실을 구분하려는 회의론자의 특성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리더는 강한 신념과 열정이 있어야 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땐 그런 신념과 이른바 ‘불편한 진실’을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CEO보다 훨씬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대통령은 더욱 더 그래야 한다. 대통령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불편한 진실에 눈을 감으면 국가는 쇠락하고 국민은 불행해진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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