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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휘관 대거 공백, '직무대리' 판치는 軍

입력시간 | 2017.09.08 00:10 | 김관용 기자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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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집에 갈 날만 기다리고 있는 말년 병장들은 모든 일에서 열외다. 이들이 설사 일을 하더라도 느슨한 마음가짐에 사고가 난다. 군기나 책임감 따위는 이들에게 통하지 않는 말이다. 이는 병사 뿐 아니라 별을 단 장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일 모레면 군복을 벗는데 굳이 일을 만들어 할 필요가 없다. 책임감도 그만큼 없어진다. 군 내에서 자신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한 달 전 4성 장군급 군 수뇌부 인사가 있었다. 기수를 뛰어넘는 파격 인사로 후배가 상급자가 되는 경우가 여기저기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14명의 장군들이 군복을 벗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후속 인사가 늦어지면서 이들은 전역을 못하고 있다. 마음 떠난 이들에게 책임감을 기대할 수 없다. 후배가 상급자가 된 이들은 출근이 불편하다. 군은 상급자의 지침에 따라 움직인다. 지휘관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게 군대다. 곧 전역할 장군들의 지휘 지침이 있을리 만무하다. 부하들에게 ‘영’(令)도 서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지휘 공백은 우리 군의 합동작전을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만 봐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략기획본부장과 군사지원본부장 자리는 한 달째 비어있다. 작전본부장은 전역 예정자다. 다 직무대리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예하 부대 역시 마찬가지다. 육군 2군단·3군단·8군단장이 공석이다. 이 때문에 군단 예하 사단의 선임 사단장이 군단장 직무대리를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해당 사단은 부사단장이 지휘관 역할을 한다. 그 밑 부하들도 다 대리 체제로 일하고 있다.

특히 늦어지는 인사탓에 임기를 넘긴 일선 지휘관들은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그 다음 어디 자리로 갈지, 언제쯤 인사 발표가 있을지 노심초사다. 안보상황이 엄중하다고는 하나 자신의 처지도 중요하다. 군심(軍心)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이 직무대리 체제가 부지기수인데도 군의 임무에 문제가 없다면 원래부터 필요없는 자리였다는 의미밖에 안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얘기가 있다. 3성 장군 인사 대상자만 14명이다. 하루 빨리 후속 인사를 단행해야 하지 않을까.

[기자수첩]지휘관 대거 공백, `직무대리` 판치는 軍
자료사진 [출처=육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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