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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윤석열의 '오만과 자신감' 사이

입력시간 | 2017.09.11 06:00 | 이재호 기자  haoha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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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검찰이 법원의 잇단 구속영장 기각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표면적인 계기는 지난 8일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된 양지회 전·현직 간부 2명과 인사비리를 저지른 한국항공우주(KAI)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법원이 일괄 기각한 일이다.

두 사건의 수사를 각각 맡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3차장은 즉시 유감의 뜻을 전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검찰은 몇시간 뒤 장문의 입장문을 배포했다. 지난 2월 법원 영장전담 판사가 바뀐 뒤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요지다.

검찰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등의 영장 기각을 거론했다. 우 전 수석과 이 전 행정관에게 영장을 청구한 것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다. 정씨와 국정원 댓글 사건 및 KAI 경영비리 관련 영장은 서울중앙지검이 청구했다. 두 조직을 넘나들며 수사를 진두지휘해 온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입장 발표를 주도한 것으로 보는 이유다.

윤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직접 발탁한 인사다. 이 때문에 윤 지검장은 적폐청산과 검찰 개혁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정권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다는 잘못된 자신감이 법원을 상대로 비난의 포문을 연 배경일 수 있다. 문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검찰이 앞장서 수행하고 있으니 법원이 두팔 걷고 협조해야 한다는 논리인지 걱정스럽다.

윤 지검장은 영장전담 판사가 교체되기 전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보강수사를 펼쳐 추가 증거를 확보한 뒤 영장을 재청구해 결국 구속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법원의 판단을 담담히 수용하고 수사 경과를 찬찬히 살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될 일이다.

홧김에 우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도 문제다. 검찰의 수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법리적 판단을 구하는 지리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 재판은 이제 막 1심이 끝났고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은 아직도 1심 판결 전이다.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 규명을 위해 앞으로도 수많은 재판이 열릴 것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농단 사태 수사를 이끌어온 책임자가 법원과 불필요한 마찰을 빚는 것은 수사팀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백해무익하다. 법원은 분개했다. “부적절한 의견 표명은 향후 다른 사건에 영향을 미치려는 저의가 포함된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에는 윤 지검장이 도를 넘었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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