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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누굴 위한 맥주 규제완화인가

입력시간 | 2017.08.02 15:46 | 김태현 기자  thkim1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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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정부는 2일 소규모 맥주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판매처를 소매점까지로 확대하고 저장고 기준을 75㎘ 이하에서 120㎘ 이하로 완화했다. 규제 완화책 내용만 놓고 보면 국산 수제맥주 육성 방안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번 방안은 수제맥주 시장에 대기업 진출만 늘리는 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소매점 판매 허용부터 살펴보자. 현행 제도에 따르면 소규모 맥주제조자는 영업장·제조장에서만 맥주를 판매할 수 있다. 유통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염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소규모 맥주업체도 대형마트에 맥주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소매점에 납품할 병이나 캔 제품을 저장하고 운발할 대형창고와 냉장차량을 운영할 여력이 소규모 맥주업체에게는 없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소매점 판매 허용 방침을 밝힌 이후에도 이에 대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결국 대형창고와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 계열 수제맥주 브랜드들을 위한 핀포인트 정책이 된 셈이다. 강력한 관계사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신세계푸드(031440)의 ‘데블스도어’와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비어 스테이션’가 소규모 맥주 면허로 등록돼 있다.

소규모 맥주 업계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대통령 맥주’ 세븐브로이 덕에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진출로 자칫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치닫은 이유는 정부와 업계 간 소통이 부족한 탓이다. 국산 수제맥주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올초에도 국산맥주 활성화 대책이 논의된 바 있다. 이후 국정 공백 탓이라고는 하지만 논의조차 제대로 안된 규제 완화책을 섣불리 내놓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특히 국산 수제맥주 시장과 같이 이제 막 성장궤도에 오른 시장에는 더욱 그렇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국산 수제맥주의 소매점 판매는 개정을 통해 허용될테고 대기업들의 파상공세도 예상된다. ‘제2의 세븐브로이’ 탄생을 위한 정부의 보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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