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 뉴스레터 신청
  • FAMILY SITE



[기자수첩]천사기업 페이스북?, 한국에선 사회적책임 논란

입력시간 | 2017.05.16 18:23 | 김현아 기자  chaos@edaily.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주커버그의 원대한 이상은 한국의 저급한 에스케이니 엘지니 하는 업체들이 발끝도 못 따라올만큼 고귀한 것이라는 걸 이해하시고 기사를 쓰셨으면 합니다.”

‘페이스북이 국내 고객을 볼모로 통신망을 공짜로 쓰겠다고 요구한다’는 기사([단독]페이스북, 고객 볼모로 "통신망 공짜로 내놔라 " 요구 파문, [단독]페이스북 횡포에 손놓은 정부..외국 인터넷기업 고객보호 전면에)가 나가자 한 독자가 격한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국내 통신사(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가 페이스북의 요구를 네이버나 카카오·아프리카TV 등 국내 기업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거부하자, 페이스북이 인터넷 전송 경로(Routing)를 바꿔 국내 고객들이 접속 지연에 골탕먹고 있다는 기사였다.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통신망 비용으로 국내 통신사에 수십·수백 억 원을 내고 있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무리한 요구다”, “페이스북의 횡포다”라는 의견을 줬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낼 능력도, 대응할 의지도 없으며, 오로지 자사 고객을 볼모로 언론 플레이로 살아 남으려 한다”며 “캐싱서버의 활용과 공익적인 인터넷 익스체인지의 적극 활용은 현재의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자산이 수조가 넘는 페이스북이 고작 몇 푼 안 되는 인터넷 사용료를내지 않으려고 한다는 식은 저급하면서도 박근혜 적인 발상”이라고까지 했다.

익명의 그늘에 숨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 붓는 그에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고객을 볼모로 홍콩 POP에 있는 서버의 라우팅을 바꿔 트래픽을 몰리게 만든 건 한국의 통신사가 아니라 페이스북이라는 점이다.

그에게 실명을 밝히고 토론하자고 했다. 페이스북도 일부 국가에선 품질저하 협상용으로 망 사용료를 일부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무정산인(공짜인) 직접접속(Peering)이 원칙이다. 인터넷망 상호접속제도를 운영하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어느 제도가 더 훌륭한지는 토론해볼 만한 사안이다.

페이스북이 저개발국 시민을 위해 무료 인터넷 ‘인터넷닷오아르지(internet.org)’를 제공하겠다고 했을 때 글로벌 시민단체들과 공방을 벌인 적이 있다.

인터넷닷오아르지 앱으로 접속하면 요금을 공짜지만, 접속되는 사이트는 제한했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 등 교육 사이트와 건강, 구직, 통신 사이트가 대상이고, 페이스북도 들어갔다.

진보네트워크센터를 비롯한 단체들은 주커버그에게 편지를 보내 “빈곤한 사람들에게 닫힌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이다. 망중립성 위반이다”라고 비판했고, 주커버그는 “망중립성도 인터넷 접속 이후 논의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누구 말에 더 공감이 가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미국과 다른 우리나라의 인터넷 접속 정책에 대한 견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미국의 현재 제도=글로벌 스탠더드’여서, 당장 한국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국내 고객을 불편하게 만든 행위는 갑질에 가깝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기자수첩]천사기업 페이스북?, 한국에선 사회적책임 논란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항상 선이자 진보이고, 우리 기업인 통신사들은 항상 악이고 보수라고 말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에 대한 느낌이 좋은 것은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덕분이다. 경영을 맡은 지 2년 만에 “뉴저지주 뉴어크(Newark)시 공교육 개선을 위해 1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했고, 딸 맥스(Max)를 낳고서는 “페이스북 지분 99%(약 450억 달러, 한화 52조1100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힌 젊은 백만장자는 매력적이다.

2015년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12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얼마 전에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대표와 나눔과 기부정신에 대해 메일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올릴 정도였다.

주커버그의 선행을 바라보는 시선과 기업으로서의 페이스북을 헷갈리지 않았으면 한다.

산업은 자체의 섬세한 메커니즘으로 돌아가기에, 어떤 기업이 무조건적으로 선하거나 악할 순 없다.

기업 활동의 기본인 고객 보호의 가치를 지키고 있는가,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회사가 공정한 게임의 룰 속에서 국내 인터넷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가, 외국 인터넷 기업들이 한국에서 버는 돈 만큼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 가가 중요하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좋은 이미지만큼 우리나라에서 사회적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XML:Y

독자의견

오픈 로그인계정을 선택해 로그인 해 주세요.
이데일리 계정 또는 소셜 계정으로 로그인하시면
의견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카카오스토리
닫기

신고사유

신고하기취소하기

*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 주세요.


이시각 주요뉴스

뉴스 카테고리별 이동




















    INSIDE MOBILE - 이데일리 모바일 서비스 앱

    • 이데일리
      실시간 뉴스와
      속보를 어디서나
    • 이데일리MVP
      금융정보 단말기의
      모바일 서비스
    • MP 트래블러
      차세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 스타in
      연예·스포츠 랭킹 매거진
    • 전문가방송
      증권 전문가방송을
      스마트폰으로

    INSIDE FOCUS - 이데일리 사업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