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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헛바퀴 도는 세입자 정책

입력시간 | 2017.04.21 05:00 | 김기덕 기자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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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전셋값을 최소 6000만원은 올려주셔야 합니다.”

휴대폰 수화기 넘어로 들려온 낯선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집주인이었다. 오는 6월 아파트 전세 재계약 시점까지 웬만한 대기업 직원 연봉에 달하는 돈을 구하지 못하면 사실상 방을 빼라는 소리였다. 2년 전 이맘 때 “차라리 빚 내서 집을 살걸”하는 생각이 또 다시 들었다. 전세 재계약 시즌마다 벌어지는 이런 난감한 상황은 비단 기자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올해도 봄 이사철을 맞아 ‘홀수해 징크스’가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전세계약이 크게 늘어난 이후 2년마다 홀수해에 전셋값이 큰 폭 오르는 현상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3000만원 수준이다. 2년 전인 2015년 3월 서울 전셋값(3억5500만원)과 비교하면 8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연봉(3200만원) 수준을 감안하면 2년간 단 한푼돈 쓰지 않아도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세입자 권리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존재한다. 전월세전환율(전세보증금 월세 전환시 기준금리의 4배와 전세보증금 10% 중 낮은 값을 상한선 적용)과 전셋값 인상을 5%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법이 제대로 적용되는 케이스를 찾기는 쉽지 않다.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은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내세우며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 나가겠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전에 전·월셋값이 폭등하고 임대주택 공급 감소 등으로 임대차 시장에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아울러 세입자 주거 안정 못지 않게 집주인의 재산권 행사도 중요한 권리인 만큼 제도 시행에 따른 논란도 예상된다. 차라리 가격 급등 부담이 큰 보증금 한도를 우선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훨씬 현실성 있어 보인다.

발등에 불 끄기 식으로 근시안적인 접근으로는 매년 반복되는 전세대란을 해결할 수 없다. 서민 주거난 해결을 위한 보다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XM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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