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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제약업계에 기회? 또다른 옥죄기?

입력시간 | 2017.08.12 06:07 | 강경훈 기자  kwk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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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부담 줄어 의약품 소비 늘 것
고가 항암제 가진 외국계 제약사만 수혜
제너릭 약가 인하로 국내사 어려워져
정부, "신성장 동력 삼겠다" 의지 보여
문재인 케어, 제약업계에 기회? 또다른 옥죄기?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강화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입원해 있는 어린이들과 함께 색칠하기를 함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보장성 강화를 위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발표되자 제약업계의 이해득실 따지기가 한창이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제약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오히려 약가인하의 빌미만 제공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혼재하고 있다.

◇“의료비 부담 줄어 의약품 소비 늘 것”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의 주된 내용은 이렇다. 급여가 확대되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환자가 선택할 치료 옵션이 늘어나고 의약품 소비가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급여화 범위가 예상보다 넓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의약품의 매출액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보장성 강화 중 영향력이 가장 큰 것이 고가의 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일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고가 항암제가 전혀 없어 외국계 제약사만 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액이 높은 20개 의약품 중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약은 단 한 품목도 없다. 치매치료제인 아리셉트의 경우 대웅제약(069620)이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국내 매출액 상위 20개 의약품 중 항암제는 유방암 표적항암제인 허셉틴, 난소암 표적항암제인 아바스틴 뿐이다. 이 두 약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매출이 커진 약이다. 암환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비 항목의 95%를 건강보험이 부담한다. 하지만 비급여 항목은 모두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암환자 치료비의 71.6%가 비급여 항암제라는 한국암치료 보장성확대 협력단의 조사결과가 있다. 비급여의 급여화로 보장성이 강화되면 이런 외국계 제약사가 개발한 고가 항암제가 최대 수혜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환자의 의료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의약품 사용이 늘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반론도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환자 부담이 줄어든다고 안 사도 되는 약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저가 제네릭(복제약) 대신 오리지널 약에 대한 선호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약가 인하로 업체 타격 받을 것”

막대한 재정 부담이 결국 약가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 국고지원, 재정 절감, 매년 3% 이내의 보험료 인상을 통해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장밋빛 환상‘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발표한 보장성 강화 계획에는 사후약가관리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사용량과 약가를 연동해 가격 조정기전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쉽게 말하면 많이 쓰는 약은 약값을 그만큼 깎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약개발은 등한시하고 제너릭에만 치중한 소규모 국내 제약사들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역대 정부에서 추진했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모두 약가와 수가 인하로 재원을 마련했다”며 “지금까지 수 십년 동안 학습을 통해 익혔기 때문에 정부가 제약업계의 불안감을 해소할 분명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장성 강화와 제약업계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꺼번에 잡는 방법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장기적으로 약가관리를 통해 무분별한 제너릭 난립을 해소하고 경쟁력을 갖춘 업체만 살아남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보장성 강화 VS 산업 발전 ‘모순’ 해결 절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보장성 강화 정책이 또 다른 정책인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정책과 모순된다는 제약업계의 우려도 있다. 정부가 지난 달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는데, 이 중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산업 발굴 육성 △자율과 책임의 과학기술혁신 생태계 조성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 국가 조성 △중소기업의 튼튼한 성장환경 구축이 제약·바이오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정 과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은 만큼 연구개발 중심 제약바이오업계의 혁신성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수요를 반영해 관계부처와 다각적인 실천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고위 관계자는 “보장성 확대라는 목표는 좋지만 약가와 수가 인하로 제약업계의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으로의 제약산업 육성도 중요 정책 중 하나인 만큼 정책 추진 방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제 2차 제약산업 육성 종합계획(2018~2022)이 시작된다. R&D 투자를 확대하고 약가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며 제약업계에 대한 세제지원을 늘린다는 것이 골자다.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이지만 장기적 정책이 필요한 제약업의 특성과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도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발표한 만큼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차별성이 없는 단순한 제너릭(복제약)은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게 약가를 낮추더라도 항암제나 신약 등 R&D를 집중투자해야 하는 약은 적절한 가치를 보장해 달라는 게 제약업계의 입장”이라며 “정부가 말하는 제약산업 육성은 결국 R&D 투자를 통한 글로벌 진출이 핵심인 만큼 제약업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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