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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를 만나다]⑧“잘 가요, 친구들”

입력시간 | 2017.05.20 09:00 | 전상희 기자  jeon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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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를 만나다]⑧“잘 가요, 친구들”
이호성 8퍼센트 CTO
[기고칼럼-이호성 8퍼센트 CTO]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오늘은 함께 일했던 그들을 떠나보내는 날이다.

마지막 식사를 하고 승표님, 준호님과 인사를 나눴다. 뭔가 아쉬움이 남아 이제 곧 정리될 메신저 계정으로 한번 더 고생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스타트업이라는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정착지 없이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어떤 역에서는 사람들이 왕창 타기도 하고, 예고 없이 내리기도 한다. 북적북적한 기차를 같이 타고 가다 빈자리를 보면 충분한 작별인사를 했음에도 쓸쓸한 마음이 든다. 역시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인턴으로 함께해준 두 사람, 승표님은 5개월, 준호님은 2개월을 함께 일했다. 당시에는 미국의 명문대에 다니고 있는 이 친구가 왜 8퍼센트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지 아리송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 인턴이라고 하면 ‘제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스타트업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미국 스타트업에서도 일해 보고 국내 창업 경험도 있는 친구가 8퍼센트에서 무엇을 얻어 가려 하는지 의문이었다.

병특을 마치고 놀고 있는 준호님은 함께 일하는 다른 동료의 추천이 있었다.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풋살장에서 공차고 있던 준호님을 그 동료가 데려왔다. 원래 8퍼센트에서는 짧은 기간만 일하는 개발 인턴을 채용하지 않는다. 손발을 맞춰 가는데 드는 노력에 비해 업무 효율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3년의 경력을 갖추고 보증인도 있는 개발자가 인턴을 희망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병특을 막 끝내고 복학 전에 놀고 싶을텐데 왜 일을 하려 할까 싶었다.

두 동료는 인턴으로 일했다. 이들이 원한 것은 취직도 아니고 돈도 아니었다. 그 기간 동안 돈이 목적이였다면 더 좋은 기회가 많았을 것이다. 그들이 원한 것은 유의미한 경험이었다.

승표님은 ‘성장하는 한국의 스타트업’을 경험해보고자 했다. 승표님이 들어온 시점을 기준으로 회사의 시스템은 꾸준히 효과적으로 개선되었고, 장기적인 미래를 기획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니 그것도 성장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이런 과정에서 승표님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험을 가져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준호님은 8퍼센트에서 ‘함께 개발하기’를 경험해보고자 했다. 전 직장에서 오랜 시간 동안 혼자 일을 했기에 팀으로서 효율적으로, 그리고 ‘즐겁게 일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를 궁금해했다. 다행히 회사에서 소울메이트(?)도 만났고, 내가 많은 신경을 써주진 못했지만 팀과 어울려서 도움을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황금 같은 두 달의 시간이 충분한 가치가 있었는지는 역시 그만이 알 것이다.

승표님은 진중한 사람이다. (우리는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항상 논리적인 대화를 통해 이성적인 결과를 만들어 가고자 했다. 디자인을 전공한 동료와 제품을 두고 티격태격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좋은 조합이었다. 이 스마트한 친구는 분야를 한정하지 않고 일을 했고 회사의 여러 곳을 개선시켜 주었다. 특히 데이터에 기반한 기획과 마케팅을 할 수 있게 기틀을 잡아준 것은 앞으로 회사에 많은 도움이 될 거다. 이 글을 빌어 감사드린다.

준호님 또한 회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알아서’ 해 주셨다. 역시 좋은 인재는 꼭 일을 던지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한다. 회사의 개발 환경도 야금야금 개선시키고 내가 모르는 사이에 코드를 여기저기 리팩터링 해두었다. 그리고 CRM부서 동료들이 필요한 도구까지 개발했다. 역시 이 글을 빌어 감사드린다.

준호님이 떠날 때 CRM부서 동료들이 겨울방학에도 돌아와서 함께 일하자고 부탁했다. 그리고 준호님은 “겨울방학 때 돌아올께요.”라고 화답했다.

두 동료는 이제 학교로 돌아가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있다. 회사에서 보여준 그들의 능력과 마인드라면 학교, 그리고 조만간 맞닥뜨릴 사회에서도 충분히 인정 받으리라 생각한다.

회사에 남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회사를 충분히 성장시켜서 그들이 사회에 나올 무렵 멋진 오퍼를 건네는 것이다.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린다.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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