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 뉴스레터 신청
  • FAMILY SITE



복수하려고, 부탁받아서…솜방망이 처벌에 늘어나는 ‘법정 피노키오’

입력시간 | 2017.05.17 06:30 | 조용석 기자  chojuri@edaily.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지난해 위증기소 1414건…전년 대비 4%↑
처벌규정은 무겁지만 실형 사례 드물어
위증 경각심 부족…검·경 수사의지 ‘지적’
복수하려고, 부탁받아서…솜방망이 처벌에 늘어나는 ‘법정 피노키오’
연도별 위증 및 증거인멸죄 기소사건 추이 (자료 = 대검찰청)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사례1. 김모씨 부부가 법정에서 거짓말을 한 것은 김씨의 누나와 이혼한 박모씨에 대한 복수심 때문이었다. 이들은 박씨에게 토지 처분권한을 위임했음에도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임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심지어 김씨의 부인은 박씨를 ‘허위 대리인자격을 매매계약을 맺었다’며 고소까지 했다.

사례2. 정진철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지난달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문체부 1급 실장들의 사표를 받으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이 특검팀 조사 때 진술한 내용과는 달랐다. 특검팀은 일부 증인들의 말 바꾸기를 방치할 경우 공소유지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 지난 1일 정 전 수석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는 ‘위증’이 줄지 않고 있다. 위증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데다 처벌 수위도 그리 높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사법 질서를 혼탁하게 하는 이른바 ‘법정 피노키오’를 근절할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414건 기소…줄지 않는 위증죄

1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이 위증 및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한 사건은 1414건이다. 전년(1360건)과 비교해 약 4%(54건) 늘었다. 2012년 1334건, 2013년 1344건이었던 위증은 2014년 1447건으로 크게 증가했다가 2015년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다시 1400건대로 복귀했다.

위증 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된다. 고소 또는 고발을 통하거나 혹은 검찰이 재판과정에서 직접 위증을 인지해 수사한다. 위증사건은 공소유지를 주요업무로 하는 검찰 공판부에서 수사하는 경우가 많다.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인간관계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한 지인이 간곡히 부탁할 경우 ‘거짓말 한 번 해준다’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위증을 한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금전문제 또는 복수심 때문에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목적으로 위증을 하기도 한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안면이 있는 사람이 찾아와 간곡히 부탁하면 인간적인 관계를 무시하지 못해 부탁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며 “종종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등 금전을 목적으로 위증을 하다가 적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복수하려고, 부탁받아서…솜방망이 처벌에 늘어나는 ‘법정 피노키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진철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을 위증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지난달 2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법정으로 향하는 정 수석의 모습.(사진 = 연합뉴스)
◇위증 경각심 부족…“엄한 처벌 필요해”

법정 거짓말이 반복되는 이유는 경각심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증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과 관련해 피고인·피의자 등을 모해할 목적으로 한 모해위증은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더 엄하게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드물다.

법원이 발간하는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5년 위증 및 증거인멸죄로 접수된 1250건 가운데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것은 약 10.1%(132건)에 불과했다. 2014년 역시 14.4%(1312건 중 189건) 수준이었다. 사례1의 김씨 역시 모해위증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집행유예에 그쳤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위증죄에 대한 처벌규정은 가볍다고 볼 수 없지만 법원에서 실제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위증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위증죄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위증사건은 공모자들 사이에 입을 맞췄거나 증거가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어 수사도 어렵고 성공해도 크게 빛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경 모두 인지가 아닌 고소·고발 위증은 대강 수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위증죄에 대한 수사당국의 처벌의지 부족도 아쉽다”고 말했다. XML:Y

독자의견

오픈 로그인계정을 선택해 로그인 해 주세요.
이데일리 계정 또는 소셜 계정으로 로그인하시면
의견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카카오스토리
닫기

신고사유

신고하기취소하기

*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 주세요.


이시각 주요뉴스

뉴스 카테고리별 이동




    주요 뉴스



















    INSIDE MOBILE - 이데일리 모바일 서비스 앱

    • 이데일리
      실시간 뉴스와
      속보를 어디서나
    • 이데일리MVP
      금융정보 단말기의
      모바일 서비스
    • MP 트래블러
      차세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 스타in
      연예·스포츠 랭킹 매거진
    • 전문가방송
      증권 전문가방송을
      스마트폰으로

    INSIDE FOCUS - 이데일리 사업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