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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메이 '무능한 지도자'로 전락…사퇴 가능성에 힘실리는 소프트 브렉시트(종합)

입력시간 | 2017.06.19 15:57 | 방성훈 기자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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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협상 전에 집안 수습 못해 쫓겨날 위기
英국민 분노에 메이 ‘진퇴양난’…“열흘 후 불신임 투표할 수도”
메이 사퇴에 힘 실려…‘소프트 브렉시트’ 전망 확대
첫 브렉시트 협상 안건 두고 英·EU 의견 엇갈려
英메이 `무능한 지도자`로 전락…사퇴 가능성에 힘실리는 소프트 브렉시트(종합)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입지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흔들리고 있다. 잦은 테러에 후진국형 대형 참사에도 불구하고 미숙한 대응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

1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메이 총리를 향한 사퇴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동시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유럽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英국민 분노에 메이 ‘진퇴양난’…“열흘 후 불신임 투표할 수도”

영국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변인은 이날 “메이 총리의 좁아진 정치적 입지와 그녀의 브렉시트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인해 영국은 최악의 상황에서 EU와 협상을 시작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이 총리는 EU 내 동맹국들로부터 영국을 소외시켰다. 모든 걸 망쳐놨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에 대한 여론은 총선 유세 과정에서 악화되기 시작했다. 사회 약자를 배려하지 못한 공약과 연이은 테러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결국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지난 8일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래도 영국 국민들은 ‘외부’ 공격인 테러에 대해선 참아주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지난 14일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 이후엔 메이 총리에게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후진국에서나 발생할 법한 대형 참사로 58명의 사망자를 낸 것도 모자라 실종자 신원 파악 등 뒷수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특히 메이 총리가 연립 정부 구성을 위해 민주연합당(DUP)과의 협상에 나선다는 소식이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지난 해 7월 총리 취임 당시 55%에 달했던 지지율은 마이너스 34%까지 곤두박질쳤고 메이 총리는 순식간에 자리에서 물러날 위기에 내몰렸다. 런던 전역에서 메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발생했고, 그를 향했던 환호와 환영 인사는 “권력만 쫓는다”는 야유와 비난으로 바뀌었다. 보수당 의원들조차 메이 총리가 열흘 이내에 총리직 수행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하면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英메이 `무능한 지도자`로 전락…사퇴 가능성에 힘실리는 소프트 브렉시트(종합)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전역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 참가자들은 ‘그린펠 타워’ 화재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테리사 메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사진=AFP PHOTO)
◇메이 사퇴에 힘 실려…‘소프트 브렉시트’ 전망 확대

유럽 지도자들은 영국 정부가 노동당과 국민들의 지지 없이는 브렉시트 협상을 하기에 너무 열악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잔인한 브렉시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여론조사업체 PLC는 영국 국민 47%가 소프트 브렉시트를, 36%가 ‘하드 브렉시트(유럽 단일시장 철수 및 관세동맹 탈퇴)’를 원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를 내놨다. 다른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의 설문 결과에서도 소프트 브렉시트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55%로 하드 브렉시트를 원한다는 35%보다 2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국민들이 메이 총리에게 등을 돌린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영국 현지 언론들은 이미 협상 주도권이 EU로 넘어갔다면서 영국이 향후 소프트 브렉시트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앞두고 이날 자정께 런던에서 차량 한 대가 행인들을 향해 돌진, 테러로 의심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메이 총리의 사퇴 가능성을 한층 높인 셈이다. 다만 서베이션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 메이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답변이 45%로 총리직 유임을 지지한다는 48%보다 낮았던데다, 브렉시트 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 당 지도자로 과반 이상인 52%가 메이 총리를 꼽은 만큼 사퇴를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노동당이 44% 지지율로 41%의 보수당을 3%포인트 앞선 결과는 하드 브렉시트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탠다.

노동당이 총선에서 40%가 넘는 득표율을 확보한 가운데 메이 총리가 물러나게 되면 그가 추진해 왔던 하드 브렉시트도 사실상 추진력을 완전히 잃게 된다. 이미 영국 정·재계에서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진 상태다.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브렉시트 협상에 관한 사항들을 의회가 결정할 것”이라면서 하드 브렉시트 저지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EU 관료 출신의 피에르 비몽 프랑스 외교관은 “영국 대표단은 자국 내 여론을 정리하고 어떤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 나갈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첫 브렉시트 협상 안건 두고 英·EU 의견 엇갈려

브렉시트 첫 협상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날 오전 11시(영국시간 오전 10시)에 개시된다. EU가 협상에 대한 투명성을 원칙으로 삼은 만큼, 협상은 미셸 바니에르 브렉시트 EU 협상 대표와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 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으로 마무리된다.

EU는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보다 향후 브렉시트 협상 일정이나 계획 등에 대해 영국의 동의를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반면 영국은 자국 내 EU 시민들에 대한 권리 보장, 특히 EU 회원국들의 주요 원칙 중 하나인 ‘자유로운 이동’에 대해 논의하길 원하고 있다. 이는 영국에서 일하고 있거나 앞으로 일하게 될 EU 회원국 국민들에게 비자 문제 등과 관련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문제다. 또 파운드화 환율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영국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공식 통보한 올해 3월 29일을 기준으로 이전에 입국한 사람들에게만 권리를 보장해주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EU 측은 브렉시트가 완료되는 2019년 3월 29일을 기준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외신들은 영국에 EU 측의 의견을 수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비스 장관은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목표는 분명하다”면서 “EU와 영국 양측 모두 강력하고 번영을 위한다는 유럽의 공통 가치를 반영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결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英메이 `무능한 지도자`로 전락…사퇴 가능성에 힘실리는 소프트 브렉시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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