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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 작은육아

[작은육아]"6시에 칼퇴하면 되잖아?"…'그림의 떡' 시간선택제

입력시간 | 2017.02.27 06:30 | 박태진 기자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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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육아 2부 ‘출산부터 돌잔치까지’
전일제 근무 고집하는 고용관행에 시간선택제 0.07%뿐
제조업 20.7%, 사회복지서비스 17.4% 등 특정분야 편중
여성인력 비중·소득 높은 은행 등 금융업부터 확산해야
"여성 경력단절을 막고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절실 확대해야"
이데일리는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와 함께 ‘적게 쓰고 크게 키우는 행복한 육아’라는 주제 아래 연속 기획을 게재합니다. 해마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육아 부담을 줄여 아이를 키우는 일이 행복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작은육아’ 기획시리즈에 많은 독자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경기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프론텍은 지난 2011년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했다. 생산라인에 일용직과 외국인 여성 대신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한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숙련도와 업무 집중도가 높아져 근로자 1인 시간당 부품 생산량이 6년 전 22대에서 지난해 37대로 늘면서 시간선택제 도입 전 대비 생산성이 무려 68%나 상승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중앙보훈병원. 지난 2011년부터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근무시간을 줄여 일하는 ‘전환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그 결과 2011년 11%대였던 간호사 이직률이 지난해 5%대로 감소했다.

△최근 4년 새(2013~2016년) 시간선택제를 활용하는 여성근로자나 사업장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회사들은 이 제도를 사용하지 못해 출산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 근로자들의 근로 고충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사진=픽사베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들이 선호하는 제도 중 하나가 시간선택제다. 경력단절 없이 육아에 좀더 신경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소득 감소를 감수하고라도 시간선택제 근무를 원하는 워킹맘들이 적지 않다. 시간선택제는 일자리를 나눈다는 측면에서 취업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정부가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제도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이 제도를 도입한 기업과 근로자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도 시간선택제 근무는 ‘그림의 떡’인 사업장들이 많다. 국내 전체 사업장 중 이 제도를 도입한 곳은 0.1%도 되지 않는다.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시간선택제 도입을 추진하도록 정부가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료: 고용노동부)
◇4년새 16배로 늘었지만 업종 다양화해야

시간선택제란 유연근무제 범주에 속하는 근무형태로 생애주기에 따라 임신, 출산, 육아, 자기계발 등을 이유로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10년 5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란 이름으로 시범운영한 뒤 2011년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신규채용에 중점을 뒀지만 이후 임신·육아와 연계한 전환형(시간 단축) 근무 형태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고용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지원한 기업은 지난 4년 간(2013~2016년) 16배(2013년 319개→2016년 5193개), 지원 인원은 10배(1295명→1만 3074명), 지원 금액은 15배(34억원→510억원)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1년 새 전환형 시간선택제 도입 기업과 사용자가 늘었다. 시간선택제 전환 지원기업과 인원은 지난해 기준 2015년 대비 각각 3배(242→746곳), 4.5배(556→2530명)로 증가했다.

국가표준산업분류상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는 18개 업종 중 활용도가 높은 분야는 제조업(20.7%),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7.4%), 도·소매업(15.9%),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11.0%) 순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서는 다른 세상 얘기일 뿐이다. 2014년 기준 통계청에 등록된 국내 총 사업체 762만 5640곳 중 시간선택제를 활용하는 기업은 고작 0.07%(5193곳)에 불과하다. 정부 조사 결과 시간선택제 일자리 수요가 가장 높은 업종은 콜센터 등 사업지원서비스업(11.9%)으로 파악됐다.

◇여성인력 비중·소득 높은 금융업 도입 시급

A시중은행에 다니다 출산·육아를 위해 휴직한 이모(32)씨는 “복직까지 아직 1년이나 더 남아있지만 내년 봄에 어떻게 복귀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시간선택제가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만 회사에 이 같은 근무 시스템이 없어 아쉽다”고 털어놨다.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서 시간선택제가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데는 전일제를 고집하는 고용 관행 영향이 가장 크다. 조직 내 의사결정권자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충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도 도입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제도 도입이 시급한 대표적 업종이 금융업이다. 여성인력 비중이 높고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여수준도 높아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우리·KB국민·KEB하나·NH농협) 중 시간선택제를 도입해 운용 중인 곳은 신한은행 뿐이다. KB국민은행이 작년 12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고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유연근무제를 도입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자는 “은행원들은 보통 오전 9시 전에 출근해 오후 6시면 퇴근한다”며 “다른 업종보다 퇴근시간이 이르기 때문에 육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민 노사발전재단 선임연구원은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막고 일·가정 양립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인 만큼 일선 사업장에 뿌리 내릴 수 있게 기업들이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직무 조정·배분을 통해 전일제 동료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조직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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