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마곡산단, 허허벌판 '논밭'서 융복합 메카로

2009년 본격 조성 이후 LG·롯데·코오롱 등 대·중소기업 65개사 입주…2022년말까지 150개사 입주 예정
IT·BT·제약 등 국가 미래먹거리 총 망라
유영민·성윤모·홍종학 등 3개 부처 장관 마곡산단서 5G 산업 실태 점검
교통·주거 등 생활인프라 확대 필요
  • 등록 2019-01-22 오전 5:00:00

    수정 2019-01-22 오전 5:00: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지난 2009년 본격적으로 조성을 시작한 마곡산업단지(마곡산단)가 미래산업 연구개발(R&D)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논밭 일색이던 마곡지역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IT(정보기술)·BT(생명공학) 등 첨단산업의 전초기지 역할로 변화했다.

지난해 말 현재 마곡산단에 입주한 기업은 대기업 33개·중소기업 32개 등 65개기업이다. 입주기업의 업종도 IT, 제약, 화학, 식품 등 다양하다. 2022년까지 약 90개 대·중소기업이 2022년까지 마곡산단에 입주하면 마곡산단은 명실상부한 한국 R&D의 중추역할을 하게 된다.

22일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3명의 장관이 함께 마곡산단에 있는 LG유플러스(032640)를 방문한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로 5G 전파를 송출한 곳이다. 3명의 장관은 이례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을 동시에 방문해 국가 신성장산업 중 하나인 5G 이동통신의 상용화 진행상황과 전망 등을 살펴보고 마곡산단에 입주한 중소기업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논밭→R&D 메카…공항 인접·과감한 지원

불과 10년전만 해도 마곡산단 일대는 논밭 일색이었다.

2005년 서울시가 마곡지구 조성계획을 발표했지만 초기 분양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곡산단이 R&D의 메카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 데에는 LG그룹과 코오롱그룹 등 대기업의 유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LG, 코오롱 등 대기업이 2012년말부터 2013년초까지 분양 및 입주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양한 업종의 대·중소기업이 마곡산단에 입주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마곡산단이 초기에 기업들로부터 관심을 끈 데에는 서울에 위치해 인천·김포공항이 인접했다는 지리적 이점뿐만 아니라 저렴한 분양가, 각종 세제혜택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다양한 업종의 혁신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해외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유리하고 대·중소기업간 공동연구도 수월한 점도 마곡산단에 기업들이 몰리는 이유다.

현재 마곡산단에는 LG 등 IT기업뿐만 아니라 롯데(식품), 코오롱(바이오)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입주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4월 마곡산단에 ‘원앤온리타워’라는 R&D 핵심기지를 짓고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글로텍의 R&D 및 지원인력 1100여명이 마곡산단에 입주했다.

롯데그룹은 식품종합연구소인 ‘롯데중앙연구소’를 마곡산단에 입주시켜 430여명의 R&D 인력이 식품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식품산업의 미래를 개척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도 올해 상반기 중앙연구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이곳은 국내외에 있는 4개 연구소를 통합 관리하고 R&D의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서울시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화학 연구원이 연구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LG그룹)
◇LG그룹, 8개사 1만7000여명 R&D인력 융·복합 연구


마곡산단 입주기업 중 대표는 단연 LG그룹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선도적으로 마곡산단 입주를 확정하고 최대규모의 R&D시설을 조성했다.

약 4조원을 투자해 지난해 4월 마곡산단에 공식적으로 문을 연 LG사이언스파크는 17만6707㎡(약 5만3547평) 규모의 부지로 조성했다. 이는 마곡산단의 산업시설용지 전체(72만9785㎡)의 약 4분의 1(24.2%)에 해당한다. 지난 2014년 10월 기공식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등 LG사이언스파크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높았다.

이곳에는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 1만7000여명의 연구인력이 모여있다. 2020년까지 5000여명의 R&D 인력이 추가로 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할 예정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단순히 R&D 인력의 집결이라는 의미를 떠나 LG그룹의 미래를 이끄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삼은 곳이 LG사이언스파크였다.

올해 시무식도 여의도 트윈타워가 아닌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것도 구 회장의 LG사이언스파크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구 회장은 “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그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이곳은 LG그룹의 미래 준비를 위해 4차 산업혁명 공통핵심기술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AR·VR(증강현실·가상현실) 분야의 기술을 우선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중견·중소기업도 속속 입주…개방형 혁신에 안성맞춤


대기업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갖춘 중견·중소기업들도 마곡산단에 속속 입주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서울시와 마곡산단 분양계약을 체결한 150개 기업 중에 중소기업이 94개에 이를 정도로 중소기업 비중이 더 크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마곡산단에 중앙연구소를 두고 치과 진료와 관계된 업무를 모두 디지털화하는 디지털텐티스토리 구축에 필요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성장호르몬을 개발하고 있는 한독과 제넥신 역시 마곡산단의 중앙연구소 공사에 착수했다.

냉난방기기 전문기업 귀뚜라미그룹도 냉나방 주력계열사의 연구소 및 R&D 관련부서가 입주했다. 300명 수준인 연구인력을 2025년까지 50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난방, 정밀·제어, 냉동, 공조, 신재생에너지 기기 등 5개 분야의 핵심 원천 기술뿐만 아니라 통합 제어 시스템을 연구한다”며 “다양한 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생활환경 관리 시스템을 구현하는 귀뚜라미그룹 미래 전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고 강조했다.

마곡산단은 혁신기업들이 입주하고 있어 개방형 혁신을 통해 대·중소기업간 공동연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마곡산단 입주기업들이 개방형 혁신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사이언스파크 내에 중소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과의 공동연구를 위한 ‘개방형 연구공간’을 운영 중이다. 롯데그룹도 국가연구기관, 산학연 등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등 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거·상업 시설 등 인프라 확대 필요

마곡산단이 국가 R&D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과제는 남았다는 평가다. 특히 마곡산단에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은 인프라 부족을 해결과제로 꼽고 있다.

마곡산단에 입주한 대기업 A사의 한 직원은 “주변에 은행, 식당 등의 상업시설이 없어 발산역까지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R&D 세액공제나 법인세 감면 등의 추가혜택이 있다면 마곡산단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아직은 입주기업들이 이전을 하는 단계이다보니 생활인프라 조성이 부족하다. 지하철 9호선에 승객이 많아 출퇴근이 불편한 점도 있다. 주거시설을 확대하고 교육이나 생활 등의 인프라를 확대하면 마곡산단 및 주변이 더욱 활성화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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