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리는 첫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3월31일 새벽 구속된 지 53일만에 처음으로 공개적인 장소에 나타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역대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된다. 군사반란과 뇌물 혐의로 지난 1995년 기소됐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22년 만이다. 이날 재판도 전·노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진행된다.
형사대법정은 방청석이 150석으로 일반 소법정보다 수용인원이 3배가량 많다. 150석 중 기자석 46석과 변호인 등 소송 관계인석 36석을 제외한 68석은 지난 18일 추첨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배정됐다. 당시 방청권 추첨에는 시민 525명이 참가해 7.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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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40년 지기인 최순실(61)씨와 변호인을 가운데 두고 나란히 피고인석에 함께 앉게 된다.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첫 만남이다.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도 함께 자리하게 된다. 앞선 두 번의 공판준비기일에선 이들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을 강제하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의 복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결수인 만큼 본인이 원할 경우 사복을 입고 재판 참여가 가능하다. 다만 올림머리와 화장 등은 불가능하다. 법원이 촬영을 허용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12월 법정 내 모습이 공개된 최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카메라를 회피했다.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으로 불리게 된다. 다른 피고인과 구분되기 위해 ‘박근혜 피고인’으로 호칭될 수도 있다. 공판이 본격화되면 재판부의 지시에 따라 모두절차(冒頭節次)가 진행된다. 우선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人定訊問)이 열린다. 재판부가 이름, 생년월일, 주소, 직업 등 인적사항을 차례대로 물으면 박 전 대통령은 여기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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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신문 절차가 끝나면 검찰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밝히는 모두진술을 진행한다. 이후 각 피고인별로 변호인을 통해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진술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앞서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지난 16일 공판준비기일에서 18개 혐의를 전면 부인한 만큼 이날 공판에서도 공소사실 일체를 조목조목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등 피고인들이 원할 경우 재판부의 허락하에 직접 발언을 할 수도 있다.
재판이 오후까지 이어질 경우 박 전 대통령은 경호 등을 고려해 법원 청사 내 구치감에서 도시락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매주 세 차례 심리가 진행된다. 재판부는 이 중 두 기일엔 증인신문을, 한 기일엔 관련 재판에 대한 서류증거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