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카오 이전 검토가 코스닥에 남긴 과제

  • 등록 2017-04-27 오전 6:00:00

    수정 2017-04-27 오전 6:00:0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최근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에 때아닌 비상이 걸렸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넘버 2’인 카카오의 예상치 못한 코스피(유가증권) 이전 검토 소식 때문이다. 해외 출장을 나간 코스닥시장본부장은 현지 업무를 서둘러 마치고 일정을 앞당겨 귀국해 카카오를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가 코스닥시장에 잔류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카카오가 이전 상장을 검토하는 이유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코스피가 코스닥시장보다 성장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피시장 이전을 통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면 인덱스 자금이 들어오는데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등 개인투자자 일변도의 코스닥 시장보다 투자자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얘기다.

코스닥본부에서 카카오 이전 검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이를 계기로 대장주들이 줄줄이 시장을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의 구조를 살펴보면 △1위 셀트리온(10조9082억원) △2위 카카오(6조3044억원) △3위 CJ E&M(3조2573억원) △4위 메디톡스(2조8277억원) △5위 로엔(2조2813) △6위 코미팜(2조47억원) 등 6개 기업들만 시가 총액 2조원을 넘는다. 나머지 1200여개의 기업들은 시가총액이 2조원을 밑돈다. 바꿔 말하면 6위권 기업 중에서 카카오 등 두세 개 기업이 동시에 짐을 싸면 시장이 크게 휘청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코스닥시장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주식 시장 근간 자체를 흔들 수도 있다.

코스닥시장은 신성장산업 위주의 첨단 벤처 기업이 상장돼 있는 미국 나스닥시장을 표방하면서 지난 1996년 7월 1일에 설립됐다. 지난 20여년동안 시가총액은 약 27배 커졌고 세계 신시장에서 3위에 오르는 기분 좋은 성적도 기록했다. 하지만 한계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등 쏠림 현상이 심한데다 작전 세력이 개입하기 쉬운 테마주 등이 기승을 부렸다. 또 코스닥 시장을 이끌고 갈 기업들이 많지 않다. 이번 일을 계기로 코스닥시장의 역할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특성화 시장’인지 아니면 코스피시장 진출을 위한 ‘징검다리’인지를 말이다. 특성화시장으로 남기겠다면 시장에 있는 기업들이 굳이 이전하지 않아도 그 정도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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