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우리나라 일자리의 질이 전세계 주요국보다 뒤처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남녀간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벌어져있는 데다 취약계층의 고용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격차 커진 韓
21일 OECD의 ‘2017년 고용전망’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남녀 노동소득 격차는 2014년 기준 61.0%로 집계됐다. 이는 남성과 여성의 평균 연봉을 남성의 평균 연봉으로 나눈 값의 차이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핀란드는 21.9%로 격차가 가장 작았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39.0%)은 물론 덴마크(24.1%) 스웨덴(24.4%) 노르웨이(35.1%) 프랑스(35.3%) 미국(40.2%) 등에도 못 미쳤다.
아이가 있는 엄마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32.3%)는 OECD 평균(25.4%)은 물론 중국(32.0%) 일본(24.8%) 프랑스(27.5%) 등보다도 낮았다.
이는 일자리 ‘양’ 면에서 양호한 점수를 얻은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실업률(3.7%)과 전일제로 환산한 고용률(62.2%) 모두 OECD 평균(각각 7.0%, 60.4%)보다 좋을 뿐 아니라 상위권에 올라있다.
OECD는 “실업률도 낮고 고용률이 높은 등 일자리 양에 있어 강점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임금 불평등이 높아 소득 질이 낮고 성별 소득격차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
이처럼 노동시장의 격차가 확대된 것은 이중구조로 나뉘어져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생산성 등 면에서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일자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비정규직 절반이 10명 미만 영세사업장에 고용된 반면 소위 ‘좋은’ 일자리는 대기업에 집중돼 있어 비정규직이 경험을 쌓더라도 좋은 일자리로 이동하기 쉽지 않다.
OECD는 “한국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고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고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도 최근 한은 강연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그는 “어느 대학을 나오든 간에 능력을 갖췄다면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겨갈 기회가 있는 곳이 유연한 노동시장”이라며 “노동시장이 유연해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