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라더니 눈속임"…숙박 예약사이트 '가격 뻥튀기' 주의보

직접 예약가보다 최대 20만원 비싸기도
가격 거품 불구, 제재 규정 사실상 전무
  • 등록 2017-06-28 오전 6:30:00

    수정 2017-06-28 오전 6:30:00

최저 예약가를 알려준다고 홍보 중인 한 국내 숙소 예약 사이트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홈페이지지 화면 갈무리)
[이데일리 김보영 김정현 기자] “분명 30% 저렴하다고 홍보해서 구매했는데 오히려 실제 가격보다 비싸 어이가 없었죠.”

직장인 오모(26)씨는 지난달 한 호텔 최저가 사이트를 통해 전남 여수시의 한 게스트하우스 객실을 예약했다. ‘1박 기준 원가(2만 2000원) 대비 30% 저렴하다’는 사이트 소개를 믿고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방문해보니 같은 크기의 객실 1박 가격이 1만 5000원으로 최저가 사이트 예약가보다 오히려 낮았다.

지난해 다른 최저가 사이트에서 호텔 숙소를 예약한 적이 있다는 이모(25·여)도 “체크인 당일 다른 고객이 현장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결제하는 걸 보니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저가” 외치더니… 원가격보다 비싼 예약사이트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각종 ‘최저가 숙소 예약 사이트’들이 인기지만 실제 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가격보다 부풀린 가격을 공지한 뒤 일정 비율 할인해주는 것처럼 ‘꼼수’ 운영을 하는 탓이다.

실제 각종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이같은 ‘뻥튀기’ 가격으로 눈속임을 하는 대상에는 게스트하우스부터 고급 호텔까지 대부분 숙박업소가 망라돼 있다.

부산의 한 고급 호텔 스위트룸 하루 숙박 가격은 56만 8700원(호텔 직접 예약 기준)이지만 최저가 호텔 예약 사이트 세 곳 중 두 곳은 61만 5000원에, 나머지 한 곳은 실제 가격보다 무려 20만원 가까이 비싼 74만 4150원이다.

다른 지역의 호텔 예약 사정도 비슷했다.

실제 예약가가 8만 9000원 정도인 제주 지역 중저가 호텔의 경우 최저가 사이트에서 9만 1001원과 10만 7900원 등 더 비싼 가격으로 올라와 있었다. 이 호텔 예약 담당자는 “최저가 예약 사이트들은 중개 명목으로 15~20% 정도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해당 호텔에 직접 연락해 객실을 예약하는 편이 저렴하다”고 귀띔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예약 사이트 업체 관계자는 “호텔의 경우 가격 책정 구조가 상당히 복잡해 최저가를 알려준다고 홍보하고는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직원들조차 숙소를 예약할 때 최저가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가격 거품’ 비일비재…제재 규정 마땅치 않아

일부 호텔의 경우 소비자 피해 및 가격 거품 논란을 막기 위해 자체 보상제도를 운영하기도 한다.

하얏트 호텔 측은 “공식 홈페이지 고지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사이트를 발견해 신고하는 고객들에게는 20% 할인된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가격 비교 및 할인·예약서비스 업체 호텔자바의 신재열 대표는 “호텔마다 가격 정책이 워낙 다양하고 가격이 수시로 바뀌다보니 일일이 확인하고 반영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경우에 따라 최저가 사이트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지만 해결책은 마땅치 않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련 제재 규정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여러 사이트를 살피고 숙소에 직접 전화로 확인하는 등 일일이 가격을 비교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업체가 사실과 다른 광고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경우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도 “관련 피해에 대해 현재까진 특정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