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임용 대란에…수험생들 "교대 입시 접어야하나"

10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의 내년 4178명 선발
절반 뽑는 내달 수시 앞두고 입시전략 수정 고민
'교대 입시 맞춤형' 학생부 채워온 수험생들 허탈
전문가들 "사범대나 지방 교대도 대안" 조언
수험생들 "초등보다 중등교사가 더 어려워" 반박
  • 등록 2017-08-21 오전 6:30:00

    수정 2017-08-21 오전 6:30:0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교대 입시에 특화된 생활 기록부로 다른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18)군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김군은 “중학교 때부터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다”며 “교대를 졸업해도 100% 임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미래가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교대 말고 딱히 다른 진로를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이른바 ‘교원 절벽’ 사태로 일선 고등학교에서 교대 입시를 준비해온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교대 입학이 초등교사 임용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입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학부모들 “수시 지원 교대 줄여야 하나 고민”

내달부터 서울·경인교대를 포함한 전국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수시 모집에 나선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0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의 2018학년도 선발 인원은 총 4178명이다. 이 가운데 수시 선발 인원은 2397명로 비중이 57.4%에 이른다. 수시 인원 비중은 2015년 46.1%에서 지난해 50.8%로 3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초등교사 임용 대란 사태가 벌어지면서 교대 입시를 준비하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벌써 ‘경우의 수’를 계산하느라 바쁘다. 최대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수시 모집에서 교대 지원 비중을 낮추고 다른 대학의 수시 전형을 노릴까도 생각하고 있지만 여지껏 입시전략이 교대 입학에 초점을 맞춰온 탓에 걱정이 앞선다.

서대문구에 사는 학부모 이모(46·여)씨는 “고교 2학년인 딸이 교대 입시를 위해 교육 동아리까지 들어가 활동 내역을 채웠다”며 “교대 입시 전용 학생부로 다른 대학의 수시 전형에 지원해봤자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 조정희(47·여)씨는 “6개 중 3~4개 정도는 교대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사범대나 타 대학을 지원할까 생각 중”이라며 “지금이라도 보험차원에서 경제 학술 동아리 같은 데라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240여만명의 회원 수를 가진 수험생 커뮤니티 ‘수만휘(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에도 교대 입시를 걱정하는 수험생들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학교에서는 교대 외에도 사범대에 집중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언하고 있다”면서도 “오래 전부터 키워 온 꿈을 막상 포기하려 하니 생각이 많아진다”고 털어놨다.

학원가에도 입시 전략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입시학원의 한 관계자는 “학부모들 중심으로 불안해하면서 사립대 전형에 관한 상담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종로학원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개최한 ‘2018 대입판도 입시설명회’에 학부모들이 참석해 입시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범대나 지역 교대 대안” VS “초등보다 어려운게 중등”


전문가들은 교대 입학에 초점을 맞춘 생활기록부가 타 대학 입시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조언했다. 서울·경기외 지역의 교대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칠근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학업 역량’ 평가가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비중이 커진다”며 “교대를 준비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학교 성적도 높은 학업역량 우수자들이어서 다른 대학에 지원한다고 해도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시 상담 전문가는 “교대 맞춤형 생활기록부가 일반학과에서의 경쟁에서는 학교에 따라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도 있다”면서도 “사범대나 지역 교대 등의 선택지도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학생들은 안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고등학생 유모(18)군은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상위권 대학 입시에는 사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다”며 “사범대로 눈을 돌리라는 말도 있지만 초등교사보다 더 어려운 것이 중등교사”라고 반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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