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을 말한다]⑮존리 "미래먹거리株 매력적…어린이펀드 만든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이르면 한달내 장기투자 어린이 펀드 출시
사교육비 주식투자로 전향해 `부자되는 습관`들여야
"단기투자자라면 메리츠펀드는 가입 안해도 돼"
  • 등록 2017-05-25 오전 6:25:00

    수정 2017-05-25 오전 7:12:30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는 한 엄마가 존리(사진·60)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찾아왔다. 엄마와 말조차 섞지 않는 아들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가 어느 날 아들이 존리 대표가 쓴 ‘왜 주식인가?’라는 책을 읽고 “과외를 끊겠다. 그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겠다. 펀드매니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엄마와 아들은 서서히 관계가 개선됐다. 과외를 끊었는데 목표가 생긴 덕분인지 성적은 오히려 올랐다고 한다.

‘장기투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존리 대표를 25일 서울 삼청동 본사에서 만났다. 2014년부터 메리츠운용을 이끌면서 4년째 ‘무조건 주식투자, 장기투자’를 외쳤는데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조금씩 변화가 있다. 성공스토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리 대표는 올초부터 매달 한 차례씩 부모와 자녀들을 대상으로 직접 주식 강연에 나서고 있다. 장기투자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교육을 택한 셈. 아이 이름으로 주식계좌를 개설한 경우에 한해 강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예상보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한 강의당 150여석이 꽉 들어찬다. 강의실이 좁아 조기에 신청을 마감하기도 한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당장 사교육을 끊고 그 돈으로 주식을 사라는 것. 주식 강연을 지방까지 확대하고 각 학교마다 투자클럽을 만들어 강의도 하고 캠프도 만들어 아이들이 주식과 친해지도록 하겠단 목표도 세웠다.

10년간 투자하는 어린이펀드 직접 운용

아울러 10년간 운용하는 어린이펀드를 출시해 직접 운용할 계획도 세웠다. 금융감독원에 펀드 증권신고서를 접수했고 금융투자협회에 펀드매니저 등록도 신청했다.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직접 운용하는 펀드를 내놓는 그는 “10년내 환매하면 환매수수료 등을 부과해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어린이펀드를 한 두 달내에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환매수수료를 여타 투자자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해 환매를 막고 이익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리 대표가 ‘무조건 주식투자’를 강조하는 이유는 노후 대비다. 대다수 사람들은 노후 준비를 주식으로 하라하면 `미쳤냐`고 하지만 그는 `오히려 노후 준비할 돈을 사교육비로 탕진하는 게 더 미친 일`이라고 응수한다. 그 탓에 국내 노인빈곤율은 2015년 기준 6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란 지적이다. 그는 “수능시험 1등하면 공부한 게 아까워 부자될 확률이 낮아진다”며 “과외해서 아이들을 감옥에 살게 하고 그로 인해 부모도 노후 준비가 안 돼 빈곤하게 살게 되는 것보다 1년에 2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산업자금으로 들어가게 해 기업도 잘 되고 아이들도 혜택을 보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후 준비를 주식으로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자본주의에선 자본가가 돈을 번다. 기업 경영자가 되는 방법은 주식을 사는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팔면 된다”며 “부동산을 사는 것은 목돈이 필요한데 주식은 적은 돈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소비를 주식투자로 바꿔버린 그의 일상에는 자동차도 없다. 법인 명의로 나온 차도 없애버렸다. 그는 “한국은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 자동차가 필요없는 나라”라며 “매달 나가는 차 유지비용을 주식으로 바꿔라. 이것들이 부자되는 훈련”이라고 추천했다.

“국내 장기투자 인식 바뀌는데 오래 걸려”

그런 그가 단기에만 익숙한 한국 투자자들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평생 먹을 욕을 작년에 다 먹었다고 했다.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셌던 탓이다.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최근 1년과 2년 수익률은 각각 마이너스(-) 6.61%, -15.66% 수준이다. 그나마 연초 이후 11%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만회해가고 있다. 작년에 펀드에서 4500억원 가량 자금이 빠지면서 순이익도 29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그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한국 투자자들의 마인드가 이렇게 단기인 것에 놀랐다”며 “단기 투자자라면 메리츠펀드에는 가입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메리츠자산운용에선 펀드매니저에 대한 평가도 장기다. 그는 “3~5년 펀드수익률을 보고 매니저의 성과평가를 한다”며 “주식을 판다는 것은 일종의 예외조항이다. 펀드에서도 주식을 사면 평균 5년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을 통해서 10% 수익률을 낸다고 생각하지 말고 1000%, 10000%의 수익률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주식을 깔고 앉은 사람(장기투자자)을 이길 수 없다는 것. 다만 그러기 위해선 종목 선택이 중요해진다. 종목 선정 기준에 대해 “회사 경영진 자질을 가장 먼저 본다”며 “작년 하반기에 메리츠코리아펀드에 삼성전자(005930) 우선주를 담은 것도 지배구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바이오, 헬스케어, 여행이나 인공지능, 게임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업종 등이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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