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돌발변수에…복잡해진 기준금리 '인상 스텝'

靑 기준금리 발언 직후…8월 한은 금통위 주목
  • 등록 2017-08-21 오전 6:37:36

    수정 2017-08-21 오전 6:37:36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기자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스텝’이 더 복잡해졌다. 북핵 리스크 같은 불확실성이 가뜩이나 커지는 와중에 청와대의 기준금리 발언까지 나와서다.

다수 전문가들은 “청와대의 언급이 향후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정작 한은 내부는 곤혹스러워 하는 기류다.

靑, 금리정책 ‘돌발변수’

20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31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 본회의는 이번달을 포함해 10월19일과 11월30일 세 차례 남아 있다.

이번달 금통위는 이변이 없는 한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주목되는 건 동결을 결정하기까지 과정이다. 한은은 지난 6월부터 통화정책방향의 변화 가능성, 다시 말해 연 1.25%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메시지를 다듬어 왔다. 이번달 금통위 역시 비슷한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점쳐졌다. 일각에서는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런데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1.25%인 상황은 사실 좀 문제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3년 전인 2014년 이맘때 당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척하면 척”이라는 말로 통화정책에 사실상 개입한 것과 비슷한 상황으로 시장에 받아들여졌고, 곧바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설까지 빠르게 돌았다.

한은은 곤혹스러워 하는 기색이다. 한은 한 관계자는 “금리는 국민 모두에게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라면서 “그런 만큼 (국민들이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점진적으로 긴축 메시지를 내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청와대 발언이 나와서 상황이 애매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3년 전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고 있었음에도 실제 인하했을 때는 정부의 압력에 굴복한 것처럼 비쳐졌는데, 이번에도 자칫 그럴 수 있다는 우려로 읽힌다. 그렇다고 기준금리 인상 메시지를 다시 거둬들일 수도 없다는 게 한은의 고민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와대의 발언은 이미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독립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한은이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상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번달 금통위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현재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금통위의 판단에 청와대발(發) 돌발변수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쏠리고 있다.



시장은 “내년 상반기 인상”

다만 청와대의 의중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청와대 경제보좌관 한 사람이 말했다고 해서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역시 “김 보좌관의 지적이 길게 봐서 금리정책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실제 기준금리를 언제 인상할지는 또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내년 중으로 기울었던 당초 인상 전망에서 큰 폭의 변화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대다수가 내년 상반기 인상을 점치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3분기 경기 흐름을 확인하려면 10월은 돼야 하고 4분기 흐름을 확인하려면 내년 1월은 돼야 한다”면서 “경기를 더 확인하고 기준금리를 조정하려면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의 여건은 경제적으로는 형성됐다”면서도 “하지만 경기 회복 국면에서 인상하는 것은 정책 방향에 역행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의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건드리는 것도 위험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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