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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수출·입 물가가 4개월째 오르며 꿈틀대고 있다. 지난달 수출입 물가지수는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영향이 크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오른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1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12월 수출입 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86.13으로 전월 대비 2.9% 올랐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째 플러스(+)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총지수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14년 12월(86.31)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 수출물가는 두 달째 플러스 상승률을 이어갔다. 2012년 7월(0.1%) 이후 4년3개월간 계속 하락하다가, 서서히 반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기류는 원·달러 환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82.28원으로 전월(1161.64원) 대비 1.8% 상승했다.
한은이 집계하는 수출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이다. 수출입 거래는 주로 달러화로 이뤄진다. 다시 말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달러화로 수출된 상품의 가격을 원화로 환산하면 더 상승하는 것이다.
실제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1.4% 상승하는데 그쳤다.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요 부품의 가격도 올랐다. 지난달 TV용 LCD 가격은 전월 대비 5.1% 상승했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 역시 각각 2.3%, 3.3% 올랐다. 정귀연 한은 물가통계팀 차장은 “원·달러 환율과 전기·전자기기 가격 상승이 수출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외에 벙커C유(20.3%) 휘발유(15.7%) 경유(13.7%) 제트유(13.4%) 등 석탄·석유제품의 가격도 올랐다.
수입물가가 오른 건 국제유가가 상승해서다. 지난달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52.08달러로 전달(43.90달러) 대비 18.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