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北 김정은과 文대통령 동격 취급?…송영무의 '버럭' 이유

  • 등록 2017-09-24 오전 10:56:09

    수정 2017-09-24 오전 11:04:2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문정인 특보가 김정은과 우리 국군통수권자를 동격으로 취급하는듯한 발언을 한데 대해 참을 수 없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비판 발언과 관련해 가까운 국방부 간부들에게 한 말이라고 합니다.

송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문 특보를 겨냥해 “안보나 국방문제에 대해서는 상대해서 될 사람은 아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특히 “그 분은 학자 입장에서 떠든 것 같은 느낌이지 안보특보라던가 정책특보 같지 않아서 개탄스럽다”며 “문 교수는 자유분방한 사람이기에 제가 상대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가 입각하기 전 한 두번 뵌적은 있지만 워낙 자유분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상대해서 될 사람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해 안보문제나 국방문제에서는 (참모들에게) ‘놔두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송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파장이 컸습니다. 현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갈등으로까지 비화됐습니다. 여야는 이를 두고 장외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급기야 청와대가 나서 그에게 국무위원으로서 부적절한 언사였다며 ‘엄중 주의’ 조치까지 줬습니다. 현 정부들어 처음있는 일입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무인’ 송영무 “영혼없는 공무원 돼야 하나”

송 장관이 문 특보를 겨냥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유는 그의 ‘참수작전’ 관련 인터뷰 내용 때문이라고 합니다.

문 특보는 지난 15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참수작전 부대 창설 관련 송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아주 잘못됐다“며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문 특보는 특히 ”북한이 우리 대통령에 대해 참수작전을 펼치겠다고 하면 우리도 적대적인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그동안 송 장관은 사석에서 문 특보의 ‘문제적’ 발언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문 특보는 과거에도 북한이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만 해도 그 대가로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뜻으로 얘기한바 있습니다. 그 때부터 송 장관은 ”안보특보로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송 장관의 이같은 불만은 18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폭발한듯 보입니다. 정 의원은 당시 송 장관에게 ”문 특보가 아무리 교수 겸 특보라고 해도 북한 핵 동결의 대가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얘기하고, 송 장관이 국방위 현안 보고에서 참수작전을 언급한 것을 부적절하다고 했다“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데 왜 반응하지 않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이 평소 생각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후문입니다.

이같은 송 장관의 언사는 무인(武人)으로서의 기질 때문이라는게 군 내 대체적 평가입니다. 송 장관과 가까운 국방부 간부 및 군 장성들에 따르면 그는 국회에서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참모진이 적어준 대로 발언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하셔야 한다”는 참모들의 말에 “영혼없는 공무원이 돼야 하느냐”고 따져 묻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나도 이해 못하는 말을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느냐”며 쉽고 직설적인 표현을 요구한다는 전언입니다.

宋장관 ‘새로운 국군건설’ 비전은 언제?

청와대로부터 지적을 받은 전술핵 재배치 관련 발언도 서툴고 미숙한 화법 때문에 그렇지 ‘할 말을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방 수장으로서 여러 방안 중 검토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이기 때문입니다. 송 장관의 대북 지원 시기 지연 언급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한국을 볼모로 핵·미사일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올 정책은 아니다’는 군 내 의견을 대변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송 장관의 소신 발언이 정부 내 엇박자로 비춰지고 국회에서의 세련되지 못한 발언 태도 등이 함께 거론되면서 자질 문제로까지 비화하는 모양새입니다. 그가 꿈꾸는 ‘새로운 국군 건설’ 비전은 꺼내보지도 못한채 사장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청와대가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는 탓에 국방부는 아직도 고위공무원단과 장군들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었지만, 송 장관은 여전히 과거 정권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놓고 청와대는 과거사 청산 과제만 계속해서 던져줍니다. 관련자들이 여전히 그대로 있는데 제대로 된 국방개혁이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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