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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LG전자(066570)가 다음달부터 기존 ‘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 등 5단계였던 직급체계를 ‘책임·선임·사원’ 등 3단계로 단순화한다.
올해 들어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3월부터 7단계 직급을 4단계로 줄이는 등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직급 파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LG전자는 새 직급체계 도입에 앞서 관련한 사내 '순회 설명회'를 갖고, 인트라넷과 각종 내부 시스템을 개편하는 막바지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7월 1일부터 차장·부장은 책임, 대리·과장은 선임 등으로 변경하는 새 직급체계를 전면 시행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인사팀이 중심이 돼 6월 한 달간 사업부 및 부서별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급 체계와 관련한 순회 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새로 도입될 직급 체계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함께 임직원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한 질의응답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LG전자는 순회 설명회에서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전자업계 사례 등을 고려해 직급체계 개편에 따른 승진 기회 축소와 성취감 상실 등 직원들의 우려를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승진 연한의 경우 5단계 직급체계에서 ‘4년→4년→5년→5년’이었던 것을 ‘4년→8년’으로 바꿨다. 비록 승진에는 연한 외에도 여러 고려사항과 다양한 기준이 존재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신입사원이 입사 후 임원 진급 대상인 부장과 책임이 되기 위한 최소 승진연한이 18년에서 12년으로 4년 줄었다. 또 책임으로 묶이는 부장·차장과 선임으로 통합되는 과장·대리 등은 경력과 근무연한에 따른 레벨이 있기 때문에 같은 부서 내 혼선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직급 기준으로 맞춰져 있는 연봉 테이블은 향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승진 비율이 줄어드는 피라미드 구조이기 때문에 직급이 5단계에서 3단계로 줄더라도 실제 임금 인상률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LG전자도 직급 체계 개편에 따른 직원 간 호칭 변화에 대해서는 익숙해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직급체계 개편 후 호칭을 ‘님’으로 바꾼지 넉달 가량이 지났지만, 여전히 외부인을 만나거나 부서 상사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기존 부장·차장 등의 호칭을 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6월 한달간 충분한 순회 설명회와 질의응답 등을 통해 직급 체계 개편을 준비해왔다”며 “변화에 따른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