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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미국 연준의 역양적완화가 시사하는 것

입력시간 | 2017.06.26 06:00 | 이민주 부장  hankook6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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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미국 연준의 역양적완화가 시사하는 것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투수가 던질 수 있는 변화구는 무수히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변화구로 커브를 들 수 있다. 가장 위력적인 변화구지만 구속이 낮다보니 제대로 구사되지 않을 경우 배팅볼 수준으로 전락한다. 커브는 초속과 회전력을 활용해 어느 시점에서 꺽이게 하는지가 관건이다. 너무 일찍 떨어져 궤적이 노출되거나 너무 늦게 떨어져 배팅 포인트 한가운데로 들어오면 장타로 연결된다. 한마디로 고위험 고수익 변화구다.

이번 달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5bp 금리인상과 더불어 보유자산의 축소를 시사했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통해 매입한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보유채권을 축소하는 ‘역양적완화’(Reverse quantitative easing)가 시작되는 것이다.

역양적완화는 채권시장 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체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중대성으로 초미의 관심사다. 2013년 양적완화 규모의 축소 발표만으로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는 ’긴축발작‘(Taper tantrum)이 발생했을 정도로 파괴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양적완화는 화폐를 찍어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시중에 통화량을 늘리는 정책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양적완화는 이보다 훨씬 복잡한 통화정책으로 정밀한 계산하에 이루어진다. 양적완화의 진정한 의미는 만기에 따른 금리의 변화를 나타내는 이자율의 기간구조(Term structure), 즉 이자율커브의 형태를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1년부터 30년 만기까지 다양한 국채 중 어떤 만기의 국채를 어떤 규모로 매입하느냐에 따라 이자율커브의 형태가 달라지게 된다. 더불어 만기별로 채권의 유동성(Depth)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규모로 매입해야 시장에 영향을 주어 목표로 한만큼 해당 만기의 금리를 낮출 수 있는지를 정밀하게 계산해야 한다.

전통적인 금리정책은 만기가 하루에 불과한 정책금리를 변동시키는 정책이다. 하루짜리 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겠는가? 실제 거시경제에 중요한 금리는 은행의 경우 3개월에서 6개월물, 기업의 경우 5년에서 10년물, 가계의 경우 20년에서 30년물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하루짜리 금리를 변경시키지만 실제로는 이를 통해 시장과 소통해 이자율커브 전체의 형태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그러나 직접 시장에 개입하지는 않는 것이 원칙이며 이자율커브를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채권시장 참여자다. 그래서 이자율커브를 금리정책의 파급경로라고 부른다.

반면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직접적으로 이자율커브 형태를 만들기 때문에 금리정책과 차별화되며 이에 따라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분류된다. 역양적완화 역시 이자율커브의 형태에 관여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양적완화와 달리 인위적 영향력이 상당부분 배제된다. 만기가 종료된 보유채권으로부터 얻게 되는 회수금을 재투자하지 않는, 기계적 방식의 통화량 회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정책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인위적 영향력이 배제되어 있는 만큼 제어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제어력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금리인상 속도다. 너무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식이다. 양적완화가 금리정책의 손이 묶인 상태에서 커브의 완성을 만기별 채권매입 규모로 결정한다면 역양적완화는 금리인상 속도를 통해 커브의 형태를 만들어간다. 비유하자면, 양적완화가 회전력을 통해 커브의 궤적을 만들어 간다면 역양적완화는 투구의 초속을 통해 궤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미국 주가상승의 93%가 양적완화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있다. 역양적완화는 채권과 주식에는 분명 악재지만 연준 역시 이를 가장 우려하는 만큼 예의 주시하면서 커브의 형태 변화를 추진할 것이다. 다만 좋은 뉴스는 실제 역양적완화는 이미 진행되어 왔다는 것ㅇ다. 미 연준의 보유채권 평균 듀레이션은 2013년말 7.5년에서 이제 6년 정도로 축소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채권의 만기는 기계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역양적완화가 충격을 야기할지의 여부는 결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낮다는 장점과 제어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단점간의 상대적 힘에 달려있다. 미 연준이 샌디 쿠팩스처럼 절묘한 커브를 구사하기를 바란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안동현 원장은..

1964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뉴욕대 경영학 박사 / 고려대 경영대 교수(2000~2001) / 현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2003~현재) X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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