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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101'의 그늘]①워너원 데뷔 앞두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

‘프로듀서 101’의 성공에 고무돼 방송사가 비슷한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을 연이어 제작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디자인팀)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방송사가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K팝 그룹을 데뷔시키는 최근 행태에 대한 가요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수 기획사들이 소속된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하 한매연)과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3개 단체는 최근 새로운 아이돌 그룹 제작 프로그램 계획을 확정한 KBS에 이에 맞서 공동대응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이 애초 K팝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를 넘어서 매니지먼트 권한까지 독점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게 문제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방송사가 막강한 영향력을 무기로 상대적으로 영세한 가수 기획사들의 고유 영역까지 침범하는 것은 ‘골목 상권’ 침해라는 주장도 담겼다. 이들 단체는 비슷한 계획을 갖고 프로그램 론칭을 추진 중인 MBC, 종합편성채널 등에도 순차적으로 이를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7일 데뷔를 앞둔 프로젝트 보이그룹 워너원이 그 단초가 됐다. 케이블채널 Mnet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팬덤을 확보한 워너원은 향후 1년 4개월여 동안 실질적으로 Mnet의 매니지먼트를 받게 된다. 한 기획사 대표는 3일 “연예계 거대 권력인 방송사가 가수 매니지먼트 영역에 직접 관여하면 가수와 신곡 홍보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방송 노출에서 독과점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방송사가 엔터테인먼트 시장 전반을 흔들 수 있는 적폐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양한 가수를 발굴해 경쟁을 펼치는 기존 K팝 시장이 방송사 독점 형태로 넘어갈 수 있다는 데 있다. ‘프로듀스 101’의 성공 이후 KBS와 MBC를 비롯한 지상파마저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어 시장 질서가 무너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심지어 YG엔터테인먼트는 ‘프로듀스101’을 기획한 한동철 PD를 영입해 특정 방송사와 손잡고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할 계획을 세워놨다. 또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이 가창력 등 가수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인기 위주로 순위가 가려지고, 발굴한 가수를 방송사 전속 계약을 묶어두고 매니지먼트를 하며 음반·공연·광고 등의 수익을 가져가는 건 방송사의 공적 역할을 넘어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창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 멤버를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라는 방송사의 압력은 갑질 논란까지 만들어냈다. 한매연 측은 “아이돌 제작 프로그램이 새로운 팬덤 문화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만큼 성공적으로 정착을 해야 한다”며 “방송사와 기획사가 상생하는 형태로 운영되기 위해 양측의 밀접한 협조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