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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신태용호, 11월 A매치가 '레드라인'

10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졸전 끝에 1-3으로 패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유럽 원정 2연전은 결과적으로 결과와 내용 모두 실망만 남기고 말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천신만고 끝에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뒤 첫 번째 평가전으로 유럽 원정을 선택했다.

하지만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2-4로 완패한 데 이어 10일 스위스 빌/비엔에서 치른 모로코와의 경기에서도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모로코전 패배는 주전들이 대거 빠진 1.5군에 당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 컸다.

▲‘전원 해외파’ 선수 구성부터 약점

사실 선수 구성부터 시한폭탄을 안고 시작했다. 신태용 감독은 한창 리그가 진행 중인 K리그 팀들을 배려하기 위해 대표팀 멤버 전원을 23명을 모두 해외파로 채웠다.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 밀려 경기에 제대로 뛰지 못하는 선수들까지 대거 소집됐다.

무엇보다 포지션 불균형이 심각했다. 풀백 자원이 부족하다 보니 주된 포메이션인 4-2-3-1 전술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었다. 대신 ‘변형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오히려 수비 불안만 고스란히 드러내고 말았다.

원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만 뛰었던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낯선 포지션은 오른쪽 윙백으로 나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러시아전에서 도움 2개를 기록하는 등 공격 면에선 나름 제 몫을 했지만 수비는 낙제점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모로코전에서 초반에 연속골을 내주면서 최악의 모습을 보이자 전반 28분 만에 선수를 한꺼번에 3명이나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자신이 꺼내든 스리백을 거두고 포백으로 전환했다. 전술 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었다.

신태용 감독도 “사실 초반에 그렇게 실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선수들이 경기력이 그렇게 떨어질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냉정한 현실 파악한 것이 유일한 소득

이번 유럽 원정 평가전의 소득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동안 K리거들에 앞서 대표팀에 ‘무혈입성’했던 해외파 선수들의 민낯을 확인했다.

모로코전에 선발 출전한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은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하고 전반 28분 만에 나란히 교체아웃됐다. 러시아전과 모로코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란히 선발 출전한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제대로 슈팅 조차 날리지 못했다.

러시아전에 스리백 수비를 책임진 김주영(상하이 선화)은 자책골을 2차례나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들 외에도 출전한 선수 모두가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A매치 데뷔전이었던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헤딩골을 기록한 권경원(텐진 취안젠)과 러시아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권창훈(디종) 정도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해외파 선수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내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다연하다. 기존 선수들의 이름값을 내려놓고 냉철한 경쟁과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2경기에서 7골이나 실점한 수비 라인은 K리그 출신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신태용 감독도 “냉정히 따지면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부터 반성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이 정도로 몸이 무겁고 경기력 떨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 11월 평가전이 ‘레드라인’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실망 만 남긴 대표팀은 11월에 열릴 평가전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11월 6일부터 14일까지는 올해 열리는 마지막 A매치 기회이기도 하다. 이후 공식 A매치 데이는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론 오는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 대표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일정에 속하지 않는다. 유럽파가 합류하지 못하고 K리거 위주로 팀을 구성한다. 11월 평가전은 올해 해외파와 K리거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신태용 감독에게도 11월은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유럽 원정은 그래도 변명의 여지는 있었다. 하지만 11월 평가전 마저 졸전이 이어진다면 ‘퇴진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안그래도 좋지 않은 여론 속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으로선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신태용 감독도 의지를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모습이다. 그는 ”이번 2연전이 나름대로 약이 됐다. 이번 패배가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월드컵을 왜 나가느냐’고 우려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분위기 반전을 시켜야 한다. 나 역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1월 평가전부터 반전을 시작해 더는 팬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