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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승부' 롯데, 우천 취소가 행운의 열쇠 될까

12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밝은 표정으로 창원 마산구장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벼랑 끝에 몰린 롯데 자이언츠에게 비는 행운의 징조일까.

우천으로 하루 연기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13일 오후 6시 30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2승1패로 앞선 NC가 4차전을 이긴다면 시리즈는 그대로 막을 내린다. 반면 롯데가 이기면 승부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5차전까지 이어진다..

NC는 3차전 완승의 기세를 바로 이어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풀가동된 필승 계투조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는 점은 반갑다.

롯데는 3차전 패배로 흐트러진 전열을 재정비할 기회를 얻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박세웅 대신 베테랑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을 선발로 기용할 수 있다는 점도 롯데에게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그동안 포스트시즌 경기가 비로 취소된 것은 이번까지 총 17번 있었다. 준플레이오프는 2014년 NC 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이틀 연속 우천 취소된 이후 3년 만이다.

비가 포스트시즌 승부에 영향을 미친 경우는 종종 있었다. 단기전은 기세 싸움인데 예상치 못한 비로 일정이 미뤄지면 순식간에 흐름이 바뀔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01년 한국시리즈다. 정규리그 1위팀 삼성과 정규리그 3위 두산이 맞붙었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삼성이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두산은 그해 8개 구단 가운데 10승 투수가 유일하게 단 1명도 없는 팀이었다.

전문가와 팬들의 예상대로 삼성은 1차전을 먼저 이기며 쉽게 우승을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비로 인해 2차전이 연기되면서 행운의 여신이 두산을 선택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오면서 지칠대로 지친 두산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뒤 2차전부터 반격에 나섰다. 그 결과 2, 3, 4차전을 내리 따내 전세를 역전시켰고 그 해 4승2패로 삼성을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롯데도 포스트시즌에서 비와 관련한 좋은 기억이 있다. 1984년 첫 우승 당시 롯데는 ‘무쇠팔’ 최동원 혼자 고군분투했다.

최동원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완봉승, 3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뒤 5차전에서 완투패했지만 6차전에 구원투수로 나와 승리를 챙겼다.

천하의 최동원이라 해도 3경기 연투는 무리였다. 그런데 하늘이 롯데를 돕기라도 하듯 7차전을 앞두고 비가 내리면서 경기가 취소됐다.

6차전을 마치고 팔을 제대로 들지도 못할 정도로 피로가 심했던 최동원에게 비는 천금같은 선물이었다. 비 덕분에 하루를 쉰 최동원은 7차전에서 기적 같은 완투승을 따내며 롯데의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홀로 4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